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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부실벌점 간담회 파행… 제도개편 험로 예고
기사입력 2020-03-25 06:00:2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국토부, 업계 반대에도 강행 입장

대표사 부과는 수정 가능성 표시

벌점 운용방식 개선도 검토할 듯

건설사들 “제도개편 최대 문제가 합산방식인데… 곁다리만 건드려”

벌점부과업체 선분양 제한 관련 해법도 제시 안해… 불만 폭증

건산연도 “처벌중심 개편안” 지적

 

 

국토교통부가 건설공사 벌점제도 개편방안 마련을 위해 24일 진행한 건설업계 간담회가 파행됐다. 국토교통부가 벌점 산정방식을 기존의 현장별 평균에서 합산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간담회 도중에 건설사 관계자들이 퇴장했다. 건설업계 반발이 지속되면서 벌점제도 개편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사와 연구기관, 건설품질 전문가 등과 함께 건설기술진흥법(건진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입법예고한 건진법 시행령을 통해 부실벌점 부과기준을 현장 수를 고려한 평균방식에서 단순 합산방식으로 변경하고, 공동도급에 대한 벌점 부과는 지분율에 따른 배분에서 대표사에 대한 일괄 부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기존보다 많게는 30배까지 벌점이 늘어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국토부는 입법예고 기간이 지나서도 건설업계와의 추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의견을 수렴해왔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파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국토부는 이날 합산방식의 벌점 부과는 입법예고안대로 유지하되, 대표사 부과는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건설업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벌점 부과기준 등 벌점 운용방식 개선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국토부가 핵심적인 문제는 그대로 두고 곁다리만 건드리고 있다며 간담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합산방식이 문제의 99%를 차지하는데 이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라면서 “간담회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간담회에 참석했던 주요 10개 건설사 직원들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사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선분양 제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실벌점이 1점만 넘어도 골조공사 3분의1 이상을 완료해야 분양을 할 수 있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합산방식으로 벌점 부과기준이 바뀌면 건설현장이 많은 대형건설사에 가해지는 부실벌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건설사 관계자는 “선분양 문제는 정부 내에서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간담회에서 논의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이렇게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면서 공청회 한번 없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건설기술진흥법상 벌점제도 개정안의 문제점 및 실효성·공공성 제고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벌점 산정방식과 부과 대상을 재검토하고, 벌점 부과기준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벌점 산정기준 개편과 연계되는 불이익 수준이 매우 커지는 것을 고려할 때 처벌 중심의 개편안이라는 지적이다.

건산연은 벌점 수준에 따라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게 될 경우 적격심사 대상공사에 참여하는 중소건설사의 경영 여건과 수주 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고, 선분양 제한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견ㆍ중소건설사를 주택시장에서 내몰아 주택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공동도급공사의 경우 대표사에 벌점을 부과하게 되면 공동수급체 구성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만큼 SOC(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를 앞두고 공공공사 입찰의 차질로 이어질 개연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건산연은 “이번 개정안을 둘러싼 업계의 반발이 큰 만큼 벌점과 연계된 불이익 수준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벌점 경감과 이의신청 제도화, 벌점제도의 제척기간 도입, 현장점검의 내실화 등을 제안했다.

 

권해석ㆍ박경남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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