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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건설 성패는 현장적용성에 달려있다
기사입력 2020-03-19 06:00:2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사회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속도도 속도지만 변화의 폭도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방대해졌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라 말한다. 넘쳐나는 정보와 데이터, 신산업 및 신기술 간 융ㆍ복합에 의한 대대적인 산업재편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미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 등 주요 4차 산업기술은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 사회를 예고하며 우리의 산업을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실제 자동센서로 온도와 물 및 일조량을 조절하는 스마트 팜(farm)이 농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제조업이나 플랜트의 경우에도 BIM을 이용한 3차원 설계, 가상현실(Virtual Realty) 및 증강현실(Augmented Realty) 등의 기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항공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GM사는 IOT 및 통신기술을 이용하여 비행기 엔진의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적기에 유지ㆍ보수함으로써 사고예방은 물론 자사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이제 건설 분야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건설은 3D 업종으로 인식되어 유능한 인력이 기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장비가 현대화된 것 이외에는 반세기 전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적용하던 기술 대부분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어 생산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다른 분야처럼 4차 산업기술을 도입하여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건설은 가장 낙후된 산업이 될 것이다.

건설 산업에서는 더 이상 과거의 싼 노동력을 무기로 하는 전략은 먹혀들지 않는다. 무엇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할 때다.

이에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2016년부터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6년간 약 2,000억 원을 투입하는 ‘도로실증을 통한 스마트 건설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의 기술개발 동향을 고려할 때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시행착오 없이 더 뛰어난 기술을 개발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스마트 건설기술개발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학민관의 기술과 노하우를 통합하고 융합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이 사업은 건설업만이 가지고 있는 현장 적용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결하느냐가 향후 기술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현장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개발내용과 성능설정 시 최종사용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개발자는 기술의 신규성이나 다양성에 중점을 두어 기술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찾지 않는 기술은 사장된다. 결국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 사용자의 접근이 용이한 정보제공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최근 현장상황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많지만 결국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어플리케이션만 살아남게 되는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셋째, 단순 시공기술을 넘어 유지ㆍ관리를 고려한 기술개발이 되어야한다. 즉 유지ㆍ관리 시 필요한 핵심자료가 시공 때부터 이용되도록 한다면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기술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발주 시 과업지시서, 시방서, 품질기준 및 설계기준 등 각종 기준이 합리적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시공자들이 개발된 스마트 기술과 변경된 기준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수천억 원이 투자되는 스마트 건설기술개발 사업은 실용성과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건설 분야는 제조업과 달리 시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없으므로 잠재된 위험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 집단의 감독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고속도로 건설과 운영관리의 노하우를 갖고 있고,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바로 적용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플랫폼을 가진 기관이 스마트 건설기술을 총괄한다면 실용성과 효율성 그리고 현장 적용성 모두를 한꺼번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도 4차 산업기술과 건설기술 접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17년부터 BIM 시범적용과 드론을 이용한 측량 및 모듈러 교량 등의 기술을 적용해 오고 있으며,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필요한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실용화하고, 그동안 축적된 기술경쟁력을 통해 건설산업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정민(한국도로공사 R&D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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