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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벌점 산정방식 전면개편 '폭풍전야'
기사입력 2020-02-13 06:00:2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공공·주택시장 대혼란 건설경기 부양에 찬물"

평균→합산, 공동수급 시 대표자 책임

국토부 홈피에 '부당함' 성토글로 가득

현장 많으면 불리, 벌점 수십배 전망도

시장 마비 우려 속 법조계 "위헌 소지"

 

국토교통부가 부실벌점 산정 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건설업계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개정안대로 시행될 경우 엔지니어링ㆍ공공ㆍ주택 등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대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심지어 현장이 많은 건설사들은 공공건설의 입찰참여나 주택 선분양이 불가능해져 최근 회복세로 돌아선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홈페이지 입법예고ㆍ행정예고란의 게시판(의견리스트)은 해당 개정안을 반대하는 성토장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처음으로 글이 올라온 이후 12일 오후 5시 기준 1600건을 돌파했다. 대부분의 글들은 개정안의 부당함을 꼬집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아닌, 정부부처 홈페이지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개정안에 대한 건설인들의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앞서 국토부와 대한건설협회ㆍ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ㆍ한국주택협회ㆍ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는 지난 11일 만나 이번 개정안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건설 관련 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개정안의 부당성을 강력히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입법예고된 개정안은 벌점의 산정 방식을 현행 평균방식에서 합산방식으로, 공동도급시 벌점부과는 현행 출자지분에 따라 구성원 모두에게 부과하는 방식에서 대표사에만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건설업계는 무엇보다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1개의 현장을 보유한 기업의 부실 1건과 100개의 현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부실 1건에 동일한 불이익을 부과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100개의 현장을 운영하는 기업이 1점의 부실벌점을 받을 경우 현행 평균방식에서는 0.01점이 되지만, 합산방식에서는 1점이 된다.

  공동도급 시 대표사에만 벌점을 부과하는 것에 건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공동수급체의 대표자라는 이유만으로 시공, 품질 및 안전관리의 모든 책임과 불이익까지 씌우는 것은 자기책임 원칙에 반하고, 대표자 외 구성원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현장이 많은 기업이 부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라는 것인데,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국내 건설산업은 ‘마비’가 될 정도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개정안대로 시행할 경우 우리 회사는 부과벌점이 현행보다 30배로 폭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정도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어떻게 현장이 많은 것이 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실벌점 산정 방식 개편은 최근 회복 중인 건설경기의 발목을 잡아 국가경제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건설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은 여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국책사업이나 주택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위헌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건설공사 등의 부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자기책임의 원칙 △비례의 원칙 △포괄위임금지의 원칙 등에 위배되어 위헌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업계는 조만간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세종시에서 반대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고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개정안의 입법예고는 내달 2일까지다.

 

정회훈기자 hoon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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