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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공공입찰 '치고 빠지기' 빈축
기사입력 2020-02-13 05: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입찰제한 처분 효력 정지시키고

울산 C-ITS 실증 등 11건 수주 후

물량공백기인 '2~7월' 제재 수용

'처분 시기' 꼼수 부려 피해 줄여

 

KT의 ‘치고 빠지기’ 식 공공입찰 꼼수가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담합 혐의로 내려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효력을 가처분 신청으로 정지시킨 틈을 타 공공물량을 싹쓸이한 후 소송을 포기하고 물량 공백기에 제재를 이행한다는 의혹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부터 6개월간 공공입찰에 불참한다. 지난 10월 조달청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에 대해 담합 혐의로 6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린 여파다. 처분 직후 다른 2개사와 마찬가지로 KT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받아들여지면서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찰제한 처분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KT는 3개월가량이 지난 후 조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와 관련한 행정소송을 포기함으로써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지난 1월30일부터 이행하고 있다. 처분에 따라 7월 말까지 공공입찰 참여가 금지된 것.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공공입찰 물량이 쏟아진 11∼1월까지의 기간을 피해 입찰량이 대폭 줄어드는 상반기 중에 KT가 제재를 이행하는 대목이다.

KT뿐 아니라 가처분 신청으로 제재를 피한 나머지 2개사도 작년 10월 이후 공공물량을 대량으로 잇따라 수주(본지 2월3일자 ‘담합 제재 일시정지 후 훨훨 나는 통신사’ 기사 참조)했다.

특히 KT는 작년 11월부터 1월 말까지 공공물량을 휩쓸다시피 했다. 울산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실증사업(약 225억원), 법무정보통신망 서비스 사업자 선정 및 고도화 사업(148억원), 관세행정 통신망 서비스 사업자 선정(147억원), 병무청 국가정보통신서비스 구축사업(44억원), 부산 지역화폐 운영대행 용역(49억원) 등 11건을 합쳐 약 660억원 규모의 공공물량을 쓸어담았다.

이는 작년 KT가 연간 수주한 약 1821억원의 분기별 평균액(455여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주고다. 이 중에서도 작년 공공발주 물량 중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울산 차세대 C-ITS사업의 경우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 간 양방향 통신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도로 핵심 인프라사업이자, 향후 쏟아질 유사물량을 선점할 기회로 평가받는 물량이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마다 이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KT에 대한 법원의 입찰참가 자격제한 효력정지가 없었다면 주인이 바뀌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제기된다. 동시에 지난 3개월간 주요 프로젝트를 줄줄이 따낸 KT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동종업계가 더 경악한 대목은 KT의 갑작스런 행정소송 포기와 이에 따라 1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이어질 KT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이다. 대법원 3심까지 본안 소송을 진행해도 승산이 적다는 판단 아래 물량이 없는 비수기에 맞춰 처분 시기를 선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처음부터 순순히 조달청의 제재를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제재를 받겠다는 것은 물량이 쏟아지는 성수기를 피해 갔다는 의혹을 감추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 발주계획을 따져본 후 전략적으로 계산해 충격이 가장 적은 시기를 골라 매를 맞겠다는 의도로 보이지 않겠느냐”라고 평가했다.

KT와 달리 담합 혐의로 동일한 처분을 받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아직 구체적 방침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3개사는 작년 4월에 공공분야 전용회선사업 입찰에서 낙찰 예정사와 들러리사를 사전에 정하는 등의 담합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담합을 주도해 검찰 고발까지 당한 KT의 과징금이 57억3800만원으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 38억8800만원, SK브로드밴드 32억6500만원 등이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새롭게 고객중심 경영방침을 강화하고자 하며, 이에 따라 겸허히 처분을 수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종호기자 j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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