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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태양광 보조금 제대로 쓰이나?
기사입력 2020-02-07 06: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지난 1월3일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18년 신재생에너지 산업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제조업체의 고용 인원은 1만3885명으로 전년보다 3.9% 줄었다. 3년 연속 감소세다. 매출도 투자액도 감소하여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2017년 7%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후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며 태양광 보급을 밀어붙였다. 태양광 패널이 전국 야산과 농지 등을 빠르게 뒤덮고 있다. 그런데 왜 국내 태양광업체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을까? 한마디로 해외로 흘러나가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다. 경쟁력이 없는 것을 보조금 수혈을 통해서 살려 두는 것이다. 물론 이 보조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당장의 경제적 이득은 없더라도 안보나 국가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하여, 또 과학기술 발전을 위하여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 또 잠재력이 충분해서 조금 도와 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보조금 지급은 명분이 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느는데 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가 보급 위주의 정책에 집착하여 양적 확대만 추구하다 보니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값싼 중국산 패널을 수입하는 것이다. 결국 보조금이 해외 산업만 발전시키는 셈이다. 이는 2017년 신고리5·6호기 공론화 때 이미 전문가들이 예견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강행되고 있다.

  지난해 2조5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이 지원되었지만 태양광 패널을 수입해서 설치하는 산업만 성장시켰지 정작 태양광 패널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부분은 후퇴시켰다. 태양광 패널의 원료가 되는 잉곳을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는 폐업 수순을 밟다가 지난 5월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경영정상화의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국민이 내는 보조금은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설치업자들의 구전 따먹기 식 산업이 된 것이다.

  태양광이 일자리는 창출하고 있는가? 수입해서 설치만 하는데 뭐 대단한 일자리가 나오겠는가. 운영 과정에서도 태양광 패널의 먼지나 눈을 털어내는 정도의 저급 일자리 말고 뭐가 나오겠는가. 결국 특별한 기술 없이 정치권의 도움닫기를 통해 사업을 독점하고 장기적으로 보조금을 약속받아 국민의 혈세를 다음 정권까지 계속 빨아대기 적절한 사업 아이템이 된 것이다.

  그런데 태양광 보조금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보조금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지원된다: 발전차액 지원(FIT)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에 의한 지원이다. 2018년 전자가 4000억원, 후자가 2조원을 넘는다.

  발전차액 지원제도는 화력발전의 전력생산 단가보다 비싼 만큼을 전력기금을 통해서 보조받는 것이다. 전력기금은 국민이 내는 전기료의 3.7%로 조성된 것이니 국민 전체가 추가로 부담하는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는 연간 50만㎾ 이상 전력생산 설비를 보유한 공급의무자가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것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에 대한 패널티로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한 회사였다. 물론 최근에는 이용률의 저하로 인하여 2등으로 내려앉았다.

  그런데 탈원전과 탈석탄을 하면 재생에너지를 비싸게 사 줄 회사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RPS 제도를 폐지하고 FIT를 확대하자는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결국 국민이 더 부담하고 이를 재생에너지 업자가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현재 재생에너지에 2조5000억원의 보조금이 지원되었다면 20%가 되면, 또 40%가 되면 도대체 보조금은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 전력기금은 경기가 나쁘니 전력사용이 줄어서 덜 걷히게 될 것이고 이 돈은 또 무엇으로 메꾸어야 할까? 이런 간단한 계산도 하지 않는 것이 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다. 에너지 전환정책을 발표하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전기료를 올리지 않는다는 선언적 발표 외에는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금 공급된 태양광 패널의 보조금이 현 정부가 끝나도 폐기될 때까지 보조금으로 먹여 살려야 한다는 점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TV에서는 마치 재생에너지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것처럼 열심히 광고하고 있지만 국민의 혈세와 보조금으로 받쳐 줘야만 하는 내일은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다. 현재의 보급 위주의 재생에너지 공급은 도리어 재생에너지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범진(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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