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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임자 채용 ‘특급 도우미’ AI 면접 체험해보니…
기사입력 2019-09-25 05: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뇌과학 기반 정확도 80%…불량 면접자엔 ‘신뢰 분석’ 판정
   
본지 나지운 수습기자가 AI 면접을 수행하고 있다.



보수적인 건설사 채용시장에도 인공지능(AI) 면접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등이 AI 면접을 시범 도입했고,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시명 호반건설 HR팀 부장은 “기존 인적성 검사보다 비용은 더 들지만 우리 기업에 적합한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한 투자”라며 “검증이 끝나면 전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오는 10월 공채 때 1차 서류전형 합격자 150∼200여명을 대상으로 AI 면접 시스템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건설사 외에도 KB국민은행, 한미약품, LG유플러스 등 채용 규모가 큰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면접이 확산되고 있다. 9월 말 기준 시범 도입한 국내 기업은 170여곳이다. AI 면접까지는 아니지만 인공지능 기반 채용 솔루션을 채택한 국내 기업도 700개사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올 연말까지 도입업체가 1000여곳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공 부문도 다르지 않다. 국방부는 육군사관학교 신입생 선발에 AI 면접을 시범 도입했다. 경복대는 전국 대학 최초로 2020학년도 수시 신입생 선발에 AI면접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지난 23일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마이다스아이티를 찾아 AI 면접을 체험해봤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국내 1위 구조 해석ㆍ설계솔루션 기업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채용 토털 솔루션인 ‘InAIR(인에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원 분야는 영업직과 연구개발직 2개 부문을 선택했다.



◇개인 성향 드러나는 게임이 절반

“이거 게임이잖아.” 초반의 ‘질의응답’은 기존 인적성 검사와 비슷했다. 그러다 대뜸 게임이 등장했다. 전체 1시간가량의 면접 시간 중 무려 절반이 게임이다. 김은경 홍보 담당자는 “게임을 할 때 개인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난다”며 “게임의 결과보다 과정에서 보이는 반응을 통해 역량을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지, 모험적으로 끌고 가는지 등의 특성을 조합해 최적의 직군을 찾아준다는 것이다.

이어 심층질문이 시작됐다. ‘회사 동료가 나 때문에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회사의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을 때 어떤 기준으로 그 의견을 처리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답변 시간에 쫓겨 질문 의도를 파악할 겨를도 없었다. 면접인 만큼 기자의 생각보다 이상적인 쪽을 답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홍보 담당자는 “모범 답안이 없는 만큼 ‘정답’보다는 ‘일관된 답변’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부정행위는 어떻게 막을까 궁금했다. 그는 “영상녹화  풀 버전을 통해 부정행위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며 “면접 중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함정질문에서 일관성이 없으면 ‘신뢰 불가’ 판정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기존 인적성 검사가 대부분 자필시험과 자기보고 방식에 의존한다면 AI면접은 게임(P6ㆍ뇌신경과학 게임)과 자기보고식 설문, 면접 영상분석(V4ㆍ영상 및 음성정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자를 심층적으로 파악한다. AI는 컴퓨터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면접자들의 태도와 답변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역량과 성향을 측정하고, 성과를 예측해낸다. 의사가 각종 검사로 환자의 건강상태를 측정한 뒤, 이를 토대로 암을 예측해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한 AI 면접 경험자가 “기분 나쁠 정도로 내가 간파당한 느낌”이라고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이다스아이티 AI 면접시스템 개념도



◇‘우수인재 찾자’ 지갑 여는 기업들

AI면접은 도입 비용이 꽤 든다. A사의 경우 기존 인적성 검사에 1인당 3만원 선이었지만, AI면접은 2배인 6만원 선이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AI면접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이 최근 1년 새(45→170개) 4배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우수 인재 선발에 기업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는 의미다. AI면접은 해당 지원자에 필요한 추가 면접 질문까지 함께 제공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우 기존 서류전형을 AI면접으로 100% 대체했다.

문제는 신뢰성이다. 신뢰성은 ‘AI면접 점수’와 ‘실제 인사평가 점수’ 간 연관성이 좌우한다. 현재까지 AI 평가와 관련해 학습한 기존 인사평가 고성과자들의 면접 결과는 7000여명 분이 축적됐다.

이현주 마이다스아이티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경영지원ㆍ연구개발 직군의 분류 정확도가 82%로 가장 높고, 영업마케팅 직군은 72%, 엔지니어 직군은 70.6%의 분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면접을 두려워하는 시각도 많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처럼, 인간과 AI의 대결로 보는 관점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AI면접은 인간과의 대결이 아니라 사람의 최종 판단을 돕는 보조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형기자·나지운수습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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