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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차수별 계약 강조하는 법원… 왜?
기사입력 2019-09-11 06:40:1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예산절감만 고려… 일반적인 상식과 괴리

장기계속공사의 공기연장 간접비 지급은 ‘공정경제’ 문제

 

“계속비공사나 장기계속공사나 총계약기간 내 준공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왜 대법원은 장기계속공사의 차수별 계약에 큰 의미를 두는지 모르겠다.”

총공사비 1792억원의 ‘포항 영일만항 외곽시설 축조공사’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접한 법조계의 주된 반응이다.

법조계가 담합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로 집행된 이 공사 입찰에서 A∼E사는 가격 대신 기술로만 경쟁했지만, 이는 다른 이야기다.

문제는 장기계속공사와 계속비공사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표현하는 단어만 다를 뿐, 장기계속공사나 계속비공사는 국가 예산으로 장기간 집행하는 공사라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계약 형태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계속비공사는 총예산을 확보한 상황에서 계약을 하지만, 장기계속공사는 1차 연도 예산만 확보한 상태에서 공사에 착수한다. 이로 인해 장기계속공사는 발주기관의 예산 확보 여부에 따라 공사기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난다. 5년짜리 공사가 12년을 넘은 경우도 있다.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간접비 소송에서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장기계속공사에도 총공사기간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차수별(연차별) 계약만을 인정하면서 총공사기간을 부정했다. ‘차수별 계약에서 간접비가 계상되면 결국 총공사기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논리는 일반적인 상식과 괴리가 있다. 이후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장기계속공사의 총공사기간을 인정하는 내용의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앞다퉈 발의하기도 했다. 여당의 모 의원은 국회 토론회에서 “장기계속공사의 공기연장 간접비 지급 문제는 건설경기가 어려워서 챙겨주는 것이 아닌, 공정경제 차원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번 포항 영일만항 공사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담합 여부를 떠나 예산절감을 위해 차수별 계약만을 고집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한편, 추경호(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간접비 소송은 총 260건(조정 포함), 소송가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받지 못할 돈이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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