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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건설업계 분양 마케팅 ‘치킨게임’ 우려
기사입력 2019-09-02 06:00:2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주택시장 대ㆍ내외적 변수가 늘어나면서 건설업계의 주택사업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주를 마치고 일반분양을 목전에 뒀던 서울 재건축 단지들은 ‘울며 겨자먹기’식 분양을 강행할 수밖에 없고, 수도권과 지방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내 민간분양 단지들은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또한 안정적인 주택공급을 주도해야 할 공공택지지구 분양도 ‘공백’이 생긴 상황이어서 당분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유력한 시행 시기인 10월 이전까지 전국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는 총 11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단지 대부분은 높은 일반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상을 이어가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 공급되는 경우다. HUG가 제시한 분양가에 따라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초 일반분양가 협상에 난항을 겪자 준공 후 분양을 결정했던 ‘상아 2차’(래미안 라클래시), ‘둔촌주공아파트’ 등이 잇따라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가정하고 서둘러 선분양으로 전략을 수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수요자들의 부족한 자금 조달 여력으로 계약률 하락을 우려하는 주택업계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금융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계약자가 중도금을 연체해도 계약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연체 마케팅’은 분양가 9억원 이상의 단지들에서 주로 포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도금 연체 시 연 7∼8%의 연체 이자가 붙고, 일정 회차 이상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되는 기존의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해 준 것이다. 계약 해지로 잔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을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차단하는 마케팅인 셈이다.

이달 초 청약을 마감한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인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올해 11월 1차 중도금(1000만원)을 납부하면 중도금 60%의 나머지 금액을 입주 시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5월 서울 서초구에서 공급된 ‘방배그랑자이’ 역시 계약자들에게 중도금의 50%만 내면 나머지 금액을 연체해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도록 하는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연체 이자 역시 연 5.5%로 제한했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분양 마케팅을 ‘벼랑 끝 전략’이라고 칭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이런 혜택을 제공할 순 없다고 토로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자들에게 금융 혜택 등을 제공하는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분양에 리스크가 적은 인기 단지가 대부분”이라면서 “건설사나 조합이 자체적으로 계약률 보전을 위해 금융비용을 제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전가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의 서울 재건축 단지 등에서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이라며 “대형사보다 신용도가 낮은 중견사들이 자체적으로 금융비용을 조달해 계약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자칫 건설사끼리 금융 혜택을 경쟁하는 ‘치킨게임’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건설업계의 분양사업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당초 정부안에서 큰 변화 없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주택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의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특히 정비사업 조합의 사업 추진 의지를 꺾으며 서울의 공급부족 사태가 현실화할 것이다. 또한 대출규제의 영향을 적게 받을 ‘현금부자’들의 공격적인 청약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권성중기자 kwon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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