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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산책] 일본 지도자를 비하한 오페레타 ‘미카도’
기사입력 2019-07-18 07: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윌리엄 길버트가 대본을 쓰고 아서 설리번이 작곡한 오페레타 ‘미카도’(1885)가 런던 사보이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영국과 일본 사이에 외교 마찰이 일었다. 일본 측이 공연금지를 요구한 것이다. 자기들이 천황이라 부르는 일왕을 모욕했다는 이유였다. ‘미가도(みかど)’는 일왕의 별칭이다.

당시 유럽에는 우키요에라는 판화를 중심으로 일본 붐이 일었다. 일본을 본뜬 마을까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길버트와 설리번은 일본을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개국으로 그리고 싶었다. 일본식 인명이 아닌 걸 보면 면밀한 관찰의 결과로 나온 오페레타는 아니지만 일왕을 괴물로 그린 것은 맞다.

시기가 불명확한 일본 어느 도시. 왕자 난키푸는 부친 미카도가 정한 결혼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얌얌이란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일왕의 경고장이 역시 얌얌을 사랑하는 이곳 장관 코코에게 날아온다. 사형 집행이 없으면 마을로 강등시키겠다는 것이다. 급히 사형수가 필요해진 코코는 딱 1개월만 얌얌의 남편으로 인정하는 대가로 그 이후엔 사형에 처하기로 난키푸와 합의한다. 그런데 미카도가 갑자기 행차한다. 코코는 난키푸라는 부랑자를 이미 사형에 처했다는 거짓 문서를 내놓고, 자기 아들의 이름을 본 미카도는 태자 살해의 죄목으로 코코를 기름에 튀겨 죽이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간다. 물론 오페레타는 해피엔딩이다. 난키푸의 생존이 확인되면서 잔혹한 처형도 취소되는 것이다.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음에도 불구하고, 정교하고 세련된 문화에 바탕을 둔 최고의 기술력으로 선진국의 자리에 올랐다. 평소에는 예술을 사랑하고 예절을 잘 지키는 조용한 사람들이지만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무라이 정신을 갖고 있다는 일본연구서 <국화와 칼>의 분석도 긍정적인 일본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보면 ‘미카도’에 묘사된 몰상식한 일본 지도자의 모습이 마냥 억지만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유형종(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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