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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길을 묻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뒷면
기사입력 2019-07-08 07:00:1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한 사람이 우연히 지옥과 천국을 구경하게 되었다. 지옥은 뜨거운 불바다의 모습을 하고 천국은 화려한 구중궁궐의 모습일 거라 생각했지만 두 곳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침 두 곳 모두 식사 시간이었다. 지옥도 천국도 기름진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고, 두 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한 길이 넘는 긴 수저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두 곳의 식사 풍경은 너무나 달랐다.

 지옥에서는 긴 수저로 자기 입에만 음식을 넣으려고 했다. 때문에 그들은 모든 음식을 바닥에 흘릴 뿐 전혀 먹을 수가 없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심술과 짜증이 가득했고, 윤기가 없는 거친 피부에 깡마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천국에서는 긴 수저로 상대방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고, 윤기가 반짝이는 피부에 통통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흔히 “나보다 남을 위한 삶을 살아라”라는 말을 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다. 남을 위한 삶이 곧 나 자신을 위한 삶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하지만 ‘나보다 남을 위한 삶’이라는 것이 참으로 멋져 보이고, 말은 쉽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공자(孔子)는 “인이란 것은 자신이 서고자 할 때 남부터 서게 하고, 자신이 뜻을 이루고 싶을 때 남부터 뜻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夫仁者(부인자) 己欲立而立人(기욕립이립인) 己欲達而達人(기욕달이달인)”이라고 했다. 공자는 다시 “밥 먹는 순간에도 인을 어기지 말아야 하고, 아무리 급한 때라도 반드시 인에 근거해야 하고, 위태로운 순간일지라도 반드시 인에 근거해야 한다”고 했으니 인(仁)의 실천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움츠리고자 하면 반드시 펴주어야 한다. 약하게끔 하려면 반드시 강하게 해주어야 한다. 무너지게 하려면 반드시 번창 하게 해주어야 한다. 뺏고자 한다면 반드시 주어야 한다-將欲歙之(장욕흡지) 必固張之(필고장지). 將欲弱之(장욕약지) 必固强之(필고강지). 將欲廢之(장욕폐지) 必固興之(필고흥지). 將欲奪之(장욕탈지) 必固與之(필고여지)”라고 했다. 노자의 말에 의하면 겉으로 보이는 선의(善意)를 베푸는 것과 그 대가에 대한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선행(善行)이라는 것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악한 행동조차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남을 강성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은 끝내 스스로를 멸망시킨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약삭빠른 재치와 폭력으로 남들을 강성하게 만들지만 그 덕분에 강성하게 된 그들은 그와 같은 두 자질에 대하여 불신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했으니 과연 ‘삶의 정도(正道)’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의 꼬리를 벗겨 질겅질겅 씹어본다.

 

송영대(행복경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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