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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짝퉁 특허공법’ 극성
기사입력 2019-02-11 05:00:1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기존 특허 흉내내 수주 따낸 뒤 시공은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신공법·신기술 장려제도 악용

기술보다 영업력·로비로 수주

실제 공사 땐 특허 내용과 달라

전문분야 투자기업들 큰 피해

 

 

전남지역 기반의 교량전문업체인 A사는 가설교량(임시 다리) 분야에서 최근 5년새 가장 급성장한 회사로 꼽힌다. 2011년 출원한 가설교량 특허공법을 앞세워 해당 분야 발주 물량의 20%가량을 쓸어담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시공한 가설교량이 특허 내용대로 시공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른다. 신기술업계 관계자는 “‘특허 따로, 시공 따로’인 전형적인 불능 특허”라고 지적했다.

특정 공법 시장에 이른바 ‘불능 특허’, ‘짝퉁 특허’가 판치고 있다.

시공성이 나빠 현장 적용이 거의 힘든 불능 특허나, 기존 특허를 흉내낸 짝퉁 특허로 공사를 따낸 뒤 실제 시공 때는 핵심 특허 내용대로 시공하지 않는 행태다.

신공법ㆍ신기술을 장려하는 각종 제도를 악용한 ‘짝퉁 공법사’들이 영업 로비를 무기로 급성장하는 사이 견실한 기술투자 공법사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각종 폐해를 유발하는 이런 불능ㆍ짝퉁 특허는 특정 공법 적용이 많은 교량 시장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사가 특허대로 시공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해당 특허의 시공 효율성이 낮고 유지관리 면에서도 효과가 떨어지는 탓이다. 이런 불능 특허로 특정 공법시장을 어지럽히는 기업은 A사만이 아니다.

B사는 거더에 보강재를 넣어 단면 강성을 높이고, 응력은 줄여 부재 효율성을 높이는 특허공법으로 다수의 가설교량을 수주했다. 하지만 이 공법도 현장에선 ‘특허 따로, 시공 따로’인 사례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C사는 일반구조용 H형강에 상ㆍ하 단면을 보강하는 특허로 공사를 따냈고, D사는 H빔 하부에 별도 장치를 설치해 PS강연선의 압축력을 유도한 특허로 수주에 잇따라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특허대로 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공법 시장에선 이런 짝퉁 특허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공법시장이 정당한 기술투자 기업만 손해를 보는 게임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짝퉁 공법사들의 난립은 역설적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특허ㆍ신기술의 현장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특정공법 심의를 활성화하면서 본격화됐다. 기술력보다 로비나 영업력이 힘을 발휘하기 좋은 지역일수록 짝퉁 공법사들이 난립하고 그 숫자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저 교량기업들의 지역 협력사들이 영업력을 무기로 시장을 서서히 장악해가기 시작했다”며 “지자체의 공법심의 제도가 안착될수록 이런 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분야별 전문기업들이 2∼3년씩 뼈를 깎는 투자를 통해 개발한 특허나 신기술을 후발주자들이 불과 수개월 만에 카피한 후 영업력을 앞세워 물량을 따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반면 특허대로 시공됐는지에 대한 필터링 시스템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관계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신기술과 신규ㆍ진보성만으로 출원이 가능한 특허를 동급으로 취급하는 현 입낙찰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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