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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시장단가-품셈 차이도 모르나” 건설업계, 이재명표 정책에 제동
기사입력 2018-10-11 06:00:1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뉴스포커스> 건설업계, 100억 미만 표준시장단가 확대 왜 반대하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거침없는 행보에 건설업계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건설 관련 22개 단체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 10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표준시장단가 확대를 반대한다”며 관련 조례 철회를 요구했다.

이 지사는 공공건설공사의 원가 공개에 이어 표준시장단가 적용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바가지 강요하는 표준품셈, 혈세낭비를 왜 강요합니까?’란 제목의 글에서 “시장에 가면 900만원인데 1000만원에 사라고 강요하면 되겠나?”라며 표준시장단가 확대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이 지사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사비만 후려치는 ‘갑질 행정’을 펴고 있다고 비판한다.

우선, 표준시장단가와 표준품셈의 차이조차 제대로 모른 채 표준시장단가 확대를 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표준품셈은 공종별로 소요되는 자재, 인력, 장비 등의 원가분석을 통해 공사비 산출에 폭넓게 쓰기 위해 만든 방식이고, 표준시장단가는 100억원 이상 대형공사의 공종별 최종 단가를 실제 조사한 것이다. 따라서 애초부터 쓰임새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대형공사에서 실제 집행된 단가를 중소업체 시공공사에 적용하려는 것은 출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규모 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고 싶으면, 해당 규모 공사에 맞게 새로 조사한 중소공사용 표준시장단가를 따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준시장단가를 확대하면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는 이 지사의 주장 역시 비판받고 있다. 경기도는 10억원 이상 공사 32건의 예정가격 산정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한 결과 4.5%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상호 건협 기술정책실장은 “원가 절감에 대한 근거나 합리적 이유가 전혀 없이 획일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예산 절감만 주장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표준시장단가 확대가 표면적으로 예산을 절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단기적인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은 “저가 공사에 따른 초기공사비 감축은 부실공사를 유발해 사후에 유지ㆍ보수 비용이 3∼5배 이상 더 소요되고, 생애주기비용(LCC) 측면에서도 오히려 후세대에 세금부담만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한 공사에서 ‘품질 문제가 없었고, 많은 건설사가 입찰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본부장은 “단가를 삭감해도 많은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기업이 ‘하도급 단가 후려치기’를 하는 논리와 같다”며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지사의 주장은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과 물량 부족에 따른 과잉 경쟁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건설업 특성상 공사를 수주하지 않으면 인력 감축, 폐업 등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손실이 나더라도 입찰에 참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이 지사의 표준시장단가 확대가 아니더라도 전체 공사비가 깎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공사비 삭감 위주 정책으로 공공공사 예정가격은 최근 15년간 12.2%나 떨어졌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준공된 공공공사 129건의 준공 실행률 조사 결과, 48건(37.2%)이 적자 기준인 100%를 웃돌았다.

아울러 100억원 미만 공사에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배제한 행안부 예규가 지방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건설업계는 지방계약법령에 의한 적법한 위임이라고 반박했다.

유주현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전체의 99%를 차지하는 중소 건설업계의 부실은 곧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건설산업 기반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며 “수익성 없는 곳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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