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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발주처 “투자확약서 요구” 빈발.. 건설·금융사 해외 진출 변수
기사입력 2018-10-11 05:00:1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최근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인프라 사업 입찰에 참여할 때 투자확약서(LOC)를 준비해야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해외 발주처가 투자의향서(LOI) 대신 LOC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A은행 관계자는 “해외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의 업무가 최근 들어 대폭 증가했다”며 “해외 딜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주로 해외 발주처가 LOC를 요구하면서 부수적인 업무량이 확대된 영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LOI(Letter Of Intent)는 말 그대로 투자의향서다. 향후 사업이 진행될 때 필요한 자금을 금융회사가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관심’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자금조달 조건을 명시할 필요성이 없고, 내부투자심사 절차를 거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법적인 구속력도 없다. 그러나 LOC(Letter OF Commitment)는 다르다. 이는 금융기관이 일정 금액 투자를 확약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LOI보다 내부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해외 민자 도로사업이나 발전사업 등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발주처들이 사업 입찰(비딩)을 진행할 때 LOI를 접수한 후 LOC를 모집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발주처가 사업 제안요청서(RFP) 상에 LOC를 명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사는 어쩔 수 없이 입찰 과정에서 LOI 대신 LOC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선진국과 중동 발주 사업의 경우 LOC를 요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편이다.

B은행 관계자는 “LOI를 내는 것과 LOC를 내는 건 은행 입장에서는 천지차이다”며 “결재라인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모두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서 “발주처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금융조건과 재원조달 방식이 비슷하면 LOC로 투자를 확약하는 금융기관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다만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똑같은 시간 내에 심사와 승인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어 힘든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LOC를 통해 은행 내부에서 투자심사를 거치기 위해서는 LOI와는 달리 금리조건 등의 상세한 금융비용 산정과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투자 부서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여신 심사부서에서 따로 결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 서류 검토나 문서 작성, 승인 등의 절차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C은행 관계자는 “LOC까지 준비해서 입찰에서 떨어지면 그간 들었던 시간과 인력 등을 고려할 때 손해가 막심하다. 최근 LOC를 요구하는 해외 딜이 많아지면서 빈 수레가 요란해지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다”면서도 “다른 금융기관이 대부분 LOC를 준비하기 때문에 LOC를 제출하는 게 점점 일반적인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샛별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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