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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길] 가을에 걷기 좋은 곳 수원 화성
기사입력 2018-10-11 10:25:3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정조대왕의 꿈과 이상이 숨쉬는 곳

과거와 현재의 이상적 공존

5,7㎞ 성곽 오롯이 보존ㆍ복원

행궁ㆍ성문 건축美도 ‘눈에 쏙’

 

   
동북포루에서 바라본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과 그 앞 연못과 공원 풍경. 멀리 장안문도 보인다.

 

때로는 태풍이 우리 삶을 할퀴고 지나가기도 하지만 가을은 가장 좋은 계절임이 틀림없다. 여행하기에도 최고다. 아침저녁 체감 온도가 꽤 쌀쌀해지긴 했지만 파란 하늘을 보면 엉덩이가 들썩인다. 더 추워지기 전에 이 계절을 충분히 느끼고 싶어진다. 물론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고 바쁜 게 함정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수원은 서울, 수도권 거주자들에게 가장 좋은 여행지다. 대중교통도 기차, 버스 가릴 것 없이 다양하고 이동거리도 1시간 내외로 가깝다. 하루만 시간을 내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광명∼수원 고속도로도 생겨 이동이 수월해졌다. 오히려 너무 가까우니 희망 여행지에서 자꾸 제외된다.

수원에는 정조대왕 때 만들어진 수원 화성이 있고 왕이 살았던 행궁도 있다. 미술관과 박물관도 있고 작은 골목 사이에 아기자기한 벽화와 공방, 카페들이 있다. 과거와 오늘의 역사를 함께 간직한 전통시장과 맛집들도 있다. 수원과 인연을 맺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도 곳곳에 남아 있다. 잠깐 가볼까 했다가 하루가 너무 짧게만 느껴질 정도로 수원이 가진 매력은 너무 많다.

 

   
창룡문에서 연무대를 향하는 성곽 둘레길에서는 성 안팎의 수원 시내 풍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가을은 수원 성곽 둘레를 걷기에 아주 좋다. 성곽 위로 걸을 수 있도록 도보길이 있다. 지면에서 조금 올라가 있으니 가볍게 걸으며 수원 시내와 성 안팎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함께 걷기에 적당하다. 문득 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어딘가 가고 싶다면 주저 없이 운동화만 신고 수원으로 떠나 보자. 걸으면서 얻게 되는 역사적 교양은 덤이다.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적인 유산이다. 조선 제22대 정조대왕 때 축조된 5.7㎞의 성곽이 오롯이 보존, 복원돼 있다.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 등 동서남북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성문과 다양한 문화재도 있다. 더욱이 성곽을 중심으로 수원 시민들은 오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물론 자전거와 차도 드나든다.

처음 수원성을 보았을 때 무엇보다도 장안문 가운데로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남대문, 동대문처럼 자동차가 다니는 큰 도로 한가운데 외롭게 방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처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성문으로 드나든다. 성문이 아직도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한순간에 접속하는 듯했다. 수원 화성에서는 남쪽의 팔달문만 제외하고는 나머지 3개의 문은 사람들이 실제 이용한다.

 

   
수원화성의 정문으로 꼽히는 북쪽의 장안문. 실제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드나드는 문으로 아직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성 둘레는 전체를 걸을 수 있지만, 경사가 있는 팔달산을 포함하고 있어 한 바퀴 돌려면 3∼4시간은 소요된다. 가볍게 걸어볼 요량이면 성의 동문인 창룡문에서 출발해 북문인 장안문을 지나 서문인 화서문에 이르는 코스를 추천한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반 남짓한 이 길은 경사도 완만할 뿐더러 연무대, 방화수류정(동북각루), 화홍문, 서북공심돈 등 수원 화성에서 놓치지 말고 보아야 경치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화서문은 화성행궁과도 가깝다.

창룡문에서 연무대를 지나는 코스는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수원 시내를 조망하기 좋다. 연무대는 군사들을 훈련하고 지휘했던 곳이다. 국궁 체험도 할 수 있다.

연무대를 지나 동북포루에 이르는 길은 방화수류정과 용연, 장안문으로 이어지는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방화수류정은 성곽의 정자로 화성의 시설물 중 가장 아름답다고 꼽힌다. 정자 앞으로 성 밖에는 인공연못이 숲과 함께 펼쳐져 있다. 방화수류정 옆으로 물이 드나드는 화홍문이 있다. 정자 아래 7개의 아치로 물보라가 일기도 해 수원 8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수원화성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장안문에서 화서문 사이는 나지막이 펼쳐지는 수원의 옛마을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이 일대는 최근 전통문화관 등이 들어서고 생태교통마을, 벽화마을 등이 조성되어 있다. 화서문 가까이 있는 서북공심돈은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망루이다. 축조 당시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있고 건축학적으로 멋진 건축물로 꼽힌다.

이쯤 걸었는데도 아쉽다고 느껴지면 팔달산의 서장대에 도전해보자. 성곽을 따라 걸어 올라도 되고 행궁 뒤쪽으로 바로 오르는 길을 택해도 된다. 시원한 성루 아래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면 행궁동 벽화골목을 설렁설렁 거닐며 개성 있는 카페에서 쉬어가도 좋고 행궁을 천천히 둘러봐도 좋다.

 

   
서장대와 수원 일대 풍경. 

 

행궁동은 수원 화성 안의 마을 12개 동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불과 200여 년 전만 해도 수원에서 가장 번화했던 이곳은 현대에 와서 쇠락의 길을 걷다가 주민과 예술가들이 나서 문화 예술 콘텐츠가 발굴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골목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는 낙후된 마을에 생기를 주고 골목 사이 숨어 있는 카페와 공방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행궁동 일대에 그려진 골목 벽화는 오래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화성을 찾을 때마다 머물렀던 궁이다. 건립 당시 576칸으로 정궁 형태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1단계 복원 후 모습이며 2단계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문인 신풍루에서는 무예24시 시범공연, 장용영 수위의식 등이 펼쳐진다. 수원 화성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면 행궁광장 맞은편 매향교를 지나 수원화성박물관을 찾아가 볼 수 있다.

수원 화성을 좀 더 쉽고 편하게 돌아보려면 화성어차가 있다. 연무대에서 출발해 화홍문, 장안문, 화서문, 팔달산, 화성행궁, 팔달문, 전통시장, 수원천, 화성박물관, 연무대를 순환한다. 연무대와 화성행궁에서 탑승할 수 있다.

 

김남경(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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