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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新중년, 건설 자격증 ‘인기몰이’
기사입력 2018-09-04 06:40:1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작년 50대 이상 男 자격증 ‘톱5’

굴삭기ㆍ건축도장ㆍ조경기능사 각각 2ㆍ3ㆍ5위 올라 ‘눈길’

 

진입장벽 낮고 고임금 영향

건축도장기능사는 여성도 선호

일당 29만원에 78세 구하기도

20대 청년들은 ‘외면’ 대조적

 

 

50대 이상 ‘신중년’들이 인생 2막을 건설업에서 열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18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 남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상위 5개 종목 중 건설 관련 자격증은 3개에 달한다.

굴삭기운전기능사는 작년 4778명이 자격증을 취득해 지게차운전기능사(7420명) 다음으로 인기가 많았다. 건축도장기능사(2381명)와 조경기능사(1959명)도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50대 이상 여성이 많이 취득한 자격증 4위에 건축도장기능사(805명)가 올랐다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한식ㆍ양식ㆍ중식 조리기능사와 세탁기능사 등 기존 중년 여성들이 주로 취득하던 인기 자격증 대열에 건축도장 종목이 합류한 것이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50대 이상 인구는 면허 발급이 가능하고 즉시 취업에 활용할 수 있는 종목을 선호한 것이 통계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연령대별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현황을 보면 2013년 50세 이상 4만818명에서 지난해 6만3929명으로 5년간 새 자격증 취득자가 56%나 늘었다. 이는 전 연령 평균 증가 폭(13%)보다 크게 높다. 구직활동이 가장 활발한 20대(18% 증가)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신중년들의 자격증 취득을 통한 구직 활동이 늘어난 가운데 건설관련 자격증 인기가 높은 이유는 ‘낮은 진입장벽’과 이에 비해 ‘높은 임금’에 있다.

굴삭기조종사의 일 급여는 최소 20만원에서 숙련도에 따라 최고 1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건설현장에서 일할 때 일 급여는 15만∼25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 정도 임금으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숙련공이 없어 임금이 계속 치솟는 추세다.

한 건설회사 대표는 “건설현장에 사람이 없어 일당 29만원을 주고 78세 도장기능사를 구했다”고 말했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오랜 기간 건설현장에서 일한 인력들은 자격증의 필요성을 적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건설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 대부분이 신규 진입 인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많은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비교적 쉽게 취득할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임금이 높은 건설현장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대 청년들은 신중년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건설 관련 자격증을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20대 남녀가 많이 취득한 5개 종목 자격증 중 건설과 관련된 자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컴퓨터 및 정보통신과 관련된 △정보처리기능사(5414명) △정보처리기사(4436명)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2378명) 등의 인기가 높았다.

 

   
(자료 : 고용노동부)

 

 

<‘신중년’, 건설자격증 선호 이유는?>

 

50대 이상 ‘신(新)중년’들이 새로운 직장으로 건설현장을 점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건설업 신규 진입자들은 기존에 몸담고 있던 업종의 불황으로 즉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건설현장을 자연스럽게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경기 화성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준태(54)씨는 “20년간 제조업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음식점을 창업했지만, 녹록지 않아 재작년 폐업했다. 급히 일할 수밖에 없어 이곳저곳 알아보다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는 용접 자격증을 따게 된 것”이라며 “운이 좋아 아직은 일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보 용접공이라 일당은 20만원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경우 비교적 이른 시일에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감을 구한 소위 ‘좋은 예’다.

그러나 대다수 신규 진입 인력들은 별다른 기능 없이 현장에 들어와 적은 일당에 다시 건설업을 떠난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중년들의 건설관련 자격증 선호는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익히기 위한 측면도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취업지원서울센터의 김용식 센터장은 “사무직에 종사했거나 자영업을 했던 40대 이상 남성들이 건설현장 일감을 구하기 위해 센터를 주로 찾는다”면서 “현장 작업경험이 일천한 인력들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랜 기간 건설현장 경험이 있는 인력들은 자격증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김 센터장은 덧붙였다.

현장 인력 채용과 운용을 담당하는 ‘팀장’들은 자격증 보유자를 선호하지만, 숙련도를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공사현장의 내장반장 최모씨는 “인력 채용 시 같은 조건이면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을 뽑게 된다”면서도 “다만, 그에 맞는 숙련도를 보유하고 있어야 일당을 더 받을 수 있다. 자격증만 보유한 비숙련 인력은 오히려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성중기자 kwon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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