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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쟁
기사입력 2018-08-14 08: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2019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되었다. 금년 대비 10.9% 인상된 액수이며, 2017년 6470원에 비하면 2년 동안 29% 상승했다.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한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에 강력 반발하며 내년 최저임금 고시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시켰다.

논란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는 상당수의 직장인들에게야 체감되지 않는 남의 이야기일지 모르나, 당장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나 최저임금 언저리의 시급 혹은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근로자 및 아르바이트생들에게는 절실한 문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근거가 불충분한 예측이나 정확하지 않은 통계가 더해지면서 사람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도하는 측에서는 이를 통한 소득격차 완화와 인간다운 삶의 조건 충족, 소득주도 성장 등을 내세운다. 반대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물가상승과 자영업자의 몰락을 가져와 우리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소중한 가치를 담은 주장이기에 신중하게 귀 기울여야 함은 분명하지만, 차분한 분석보다는 다분히 감정적이거나 아전인수 격의 논리만 오가는 것이 현 상황이다.

당장 최저임금위원회의 발표 어디에도 왜 8350원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지난 7월16일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에는 10.9% 인상의 산출 근거를 2018년도 임금 인상률 전망치 3.8%,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보전분 1.0%, 소득분배 개선분 4.9%, 협상배려분 1.2% 등을 제시하고 있을 뿐인데, 임금 인상률 전망치를 제외한 나머지 수치가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예컨대 협상배려분과 관련하여 위 참고자료는 ‘노동계는 인상률을 올리려 하고 경영계는 낮추려 하고 공익은 이를 조정하는 협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최종 협상결과에 따라 사후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기는 어려움’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하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정해지면 금년도 임금 인상률 전망치를 제외한 협상배려분 등 나머지 ‘산출 근거’는 그 인상률에 따라 ‘적절히’ 가감하는 데 지나지 않는 수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한 나라의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시행하고자 한다면 그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최저임금의 경우, 시간당 8350원의 금액이 적정한지 여부는 금년 대비 10.9% 인상이 가져올 수 있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비교함으로써 가능하다. 순기능이라면 과연 이로 인해 어느 정도나 소득재분배 효과와 소비 촉진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를 달성할 수 있으며, 최저임금 대상 근로자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 등이겠고, 역기능은 자영업자들이 입게 될 구체적 타격 및 임금의 연쇄적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예상치, 사용자가 임금 근로자 채용을 줄일 가능성과 이에 따른 실업률 전망 등일 것이다. 이에 더하여 국제 유가나 환율, 무역수지 등과 같은 내년도 대외 변수도 고려하여야 할 대상이다.

대도시와 지방도시 혹은 농촌의 임금격차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참고로 일본은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인상목표치를 결정하면 47개 도도부현이 이에 맞춰 자율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고 한다. 도시와 농촌, 부유한 지역과 가난한 지역의 임금 및 소득수준 격차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탄력적 제도 운영을 도모하는 것이다.

경제 전망이나 예측은 어렵다.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수치로 산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며, 그로 인한 파급효과 역시 계산이 어려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같은 예측치를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정부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보다 성의 있는 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근거로 양 진영에서 서로 찬반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만약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예상을 능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의 인상이 꼭 필요하다고 정책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를 국민들에게 솔직히 설명하고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 것이 옳지 않았겠나 싶다.

정부는 최저임금 발표 이후 각종 자영업자 보호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중에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도시재생·상권쇠퇴 지역 내 노후 상가를 매입해 소상공인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빈 점포 활용 임대사업’ 대책도 포함되어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임대료 인상 상한제도 추진한다고 한다. 무리한 대책일 뿐만 아니라, 일의 순서가 뒤바뀌다 보니 시장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승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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