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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노믹스’ 출범 1년만에 최대 위기
기사입력 2018-04-16 06:00:1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고용쇼크, 혁신 성장 성과 부진… 성장률마저 둔화 우려

재원지원 위주 경제정책의 한계 노출… 기업ㆍ민간투자 활성화 절실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을 3대 축으로 하는 ‘J노믹스’가 출범 1년을 앞두고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고용시장은 ‘쇼크’ 상태에 빠졌고 혁신성장의 체감성과는 미미한 가운데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까지 확산하고 있다.

직접적인 재정에만 치중하는 경제정책이 아니라 기업과 민간의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산업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5일 주요 경제ㆍ산업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고용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맞으면서 강력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정부 주요 경제정책 방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일자리정부’를 자처한 정부의 일자리대책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추경을 쏟아붓고 청년취업이나 신규창업지원사업에도 수십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지난 2∼3월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고)치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건설투자 부진에서 원인을 찾는다.

임금인상에 따른 부담까지 정부가 한시적이나마 보조하기로 했지만 도소매 및 음식ㆍ숙박업 등 자영업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건설업 고용 급감

반면, 올해 SOC 예산은 전년 대비 14%나 축소되면서 지난해 신규 일자리(31만7000개)의 3분의1을 차지한 건설업 고용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반영해 최근 올해 신규 취업자 수 전망을 애초 정부가 제시한 32만명보다 6만명이나 적은 26만명으로 수정했다.

급기야 정부는 지역대책을 포함, 올해도 3조9000억원의 추경안을 또 내놨다. 하지만 ‘미봉책’이란 우려 속에 야당의 반대에 부딪쳐 국회에 상정조차 못하는 처지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미래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내놓은 혁신성장 정책도 성과는 기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8대 핵심 선도사업 등을 추려 전폭적인 재정지원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 및 체감성과는 제로(0)에 가깝다. 혁신성장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볼 수 있는 IT 서비스 및 SW 업종마저 채용 및 신사업 등 신규 투자를 줄이는 형국이다.

실제 금감원에 공시된 IT 및 SW 업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도 주요 업체들의 채용인력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시하는 혁신성장의 실체가 모호하고 업계 입장에서 성과를 기대할 만한 사업영역도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기재부가 혁신성장 확산법 마련을 위해 개최한 부내 토론회에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간부직원은 규제혁신 관련 실질적 성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직원은 고용안정성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다음달 대통령 주재 ‘혁신성장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국민에게 정책의 성과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3년 만에 3%대에 올라섰던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애초 제시했던 3.0% 성장에 수렴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민간의 분석은 많이 다르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의 올해 전망치는 2.8%에 그치고 있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9%를 예상하고 있다.

건설투자 위축으로 3% 성장 어려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더불어 정국불안과 북핵문제, 사드갈등 등 커다란 불안요인은 대부분 털어냈지만 지난해 성장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건설투자 위축 등으로 3%선은 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IMF와 OECD, ADB 등 국제기구ㆍ기관도 같은 3.0% 수준을 제시했지만, 지난 4∼6개월 사이 선진국과 개도국 등 세계경제성장률은 일제히 0.2∼0.3%포인트 상향조정하면서도 한국의 성장률은 전혀 올리지 않았다.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원화강세 등 환율조건이 악화되면서 수출에 타격이 올 수 있고, 이는 곧바로 성장률(전망)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포함, 거의 모든 경제정책이 직접적인 재정지원에만 치중하다 보니 민간과 기업의 창의력이 제약받고 산업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재정지원의 한계에서 탈피해 민간과 기업이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일감과 시장을 키우는 정책방향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고민하고, 답을 제대로 찾기 위해 돌파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고 국민 혈세로 퍼다 쓰는 손쉬운 단기 미봉책 중심의 정책 발상만 한다”며 “정책 효과도 미미해 최근 고용 상황이 점차 악화되는 등 지표상으로도 성과가 제대로 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일거리의 원천은 경쟁력이고 그것은 기업에서 나와야 하는데, 규제완화도 지지부진해 기업들은 기가 죽어 있다”며 “정부는 이제부터 일거리를 만드는 정책,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포커스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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