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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메인1 - 민간 발전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전력시장
기사입력 2018-04-16 06:00:2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안전과 환경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이전 정부가 추구했던 전력공급 중심의 정책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전까지는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발전소 건설을 독려했던 반면, 이번 정부는 대규모 발전소 대신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늘리고 수요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찌보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러운 정책 변화는 시장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LNG(천연가스) 발전소를 주로 보유하고 있는 민간 발전사들의 수익제한이다. 전력시장을 운영함에 있어 상식을 벗어난 불합리한 제도로 민간 발전사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우선 민간 발전사들은 일종의 전력도매가격인 SMP(계통한계가격) 산정 시 연료비 시차로 인해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현행 연료비 반영방식에 따르면 당월의 SMP를 결정함에 있어 전월의 LNG 공급가격을 반영한다. 4월의 SMP에는 지난 3월의 가스요금이 변영되는 식이다. 이로 인해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실제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매출과 매출원가의 사이에 왜곡이 발생한다.

예컨대 4월의 SMP가 100원이고, 천연가스 요금이 90원이라면 발전사는 10원의 수익을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3월의 천연가스 요금이 95원이었다면 수익은 5원으로 줄어든다. 실제 투입한 연료비와 가격 계산 시 적용된 연료비가 달라, 의도하지 않은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혹자는 “중장기로 봤을 손익을 수렴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하지만, 연료비 시차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은 결코 적지 않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손익 왜곡으로 사업의 실질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고, 불확실성이 증가해 신규 투자 계획 수립도 어렵다. 여기에 연료비 변동폭이 클 경우 급전순위 변동에 따른 SMP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전력의 생산ㆍ배분ㆍ소비의 비효율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같은 불합리성을 인지해 지난해 초 연료비 시차를 없애는 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검토했으나, 정권이 바뀐 뒤로는 논의가 중단됐다.

전력시장의 불합리성은 또 있다. SCON(계통제약발전)이 그것인데, 이 역시 LNG 발전기를 가진 민간 발전사가 최대 피해를 보고 있다.

SCON은 송전망 제약으로 인해 사업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계통의 안정성을 위해 전력거래소의 급전지시에 응하는 것을 칭한다.

SMP는 하루 전 수요를 예측해 가격을 결정한다. 예측된 수요에 따라 연료비가 가장 높은 발전기를 기준으로 SMP가 결정된다.  그런데 실제 당일 전력 수요와 공급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수요가 높으면 연료비가 더 높은 발전기를 가동해야 하고, 송전망 포화로 발전계획에 들어왔지만 가동하지 못하는 발전기도 있다. 이럴 경우 SMP보다 높은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데, 이들 발전기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현행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르면 하루 전날 결정되는 SMP 가격기준을 넘어 긴급으로 돌아가는 발전기에 대해서는 SMP가 아닌 해당 발전기가 보유한 ‘등록연료비’만 지급한다. 발전기를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 배출 비용이나, 유지관리비, 세금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SMP는 경제급전 원칙에 따라 원가가 가장 싼 발전기부터 가동하도록 되어 있는데, 상대적으로 원가가 비싼 LNG 발전기들은 SCON의 단골손님들이다. 결국 SCON에 걸린 LNG 발전기들은 원가 미만으로 손해를 보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력수요가 많은 LNG 발전기들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에 따라 SCON로 인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민간발전사 A사의 경우 2016년 전체 발전량 대비 6%에 불과했던 SCON 발전비중은 지난해 16%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다른 수도권 B사은 2016년 9%에서 2017년 21%를 기록했다.

A사 관계자는 “SCON 발전기에 주어지는 등록연료비도 자동차로 따지면 시속 80㎞의 표준연비에 불과하다. 급전지시가 떨어지면 갑자기 시속 100㎞를 밟아야 하는데, 이로 인한 연비손실은 고스란히 발전사의 몫이 된다”면서, “SCON 발전기는 전력수급 안정 측면에서 본다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한다. 수익은 아니더라도 손실은 보지 않게 실비용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P(용량요금)도 마찬가지다. 발전소는 수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장치사업인 만큼 각 발전기들은 SMP 외에 각 발전용량에 따라 투자비용을 환수받고 있는데, 이를 CP라고 한다. 정부는 10년 넘게 유지되어 온 CP를 2016년 현실화시키면서 연료전환계수를 도입했다. 친환경 발전기에 대해 가점을 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재 연료전환계수의 내면을 뜯어보면 발전기여도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LNG보다는 발전기여도가 높은 석탄화력이 더 우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연료전환계수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사실 LNG 발전업계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ㆍ탈석탄 기조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자 내심 반겼다. 온실가스 배출이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대안 발전소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원전ㆍ석탄보다 못한 ‘찬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LNG 발전사업자들이 과거 거들떠 보지 않았던 연료비 시차ㆍSCONㆍCP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그만큼 발전소 운영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라면서, “LNG 우대가 아닌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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