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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몰이式 단속에 ‘외국인 고용허가제’ 초유의 미달사태
기사입력 2018-02-14 06: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지난달 1220명 모집에 440명 지원…“대형사 100곳 중 40곳, 고용제한에 걸려 신청 못해”



정부의 토끼몰이식 건설현장 단속에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력을 많이 쓰는 건설사들이 대부분 고용 제한에 걸리면서 초유의 고용 신청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전국 68개 고용센터가 지난달 건설업 분야 외국인력 고용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1220명 모집에 신청인원이 440명(36.1%)에 그쳤다.

건설사들이 공사현장에 외국인력을 쓰려면 매년 1월과 4월, 7월에 각각 관할 고용센터에 고용허가서 발급신청을 한다. 각 고용센터에선 외국인력 쿼터(E-9ㆍ비전문취업비자) 한도에서 심사를 거쳐 해당 건설현장에 외국인력을 배정한다.

건설현장이 본격 가동되는 봄철을 앞둔 1월은 외국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다. 2004년 외국인력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1월 신청접수 때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월에는 800명 모집에 1100명이 몰려 1.4대 1의 경쟁을 기록했다.

건설업 고용허가제 고용업무 및 취업교육 대행기관인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연초에 외국인력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1월 1220명, 4월 730명, 7월 440명 등 총 2400명을 각각 배정했다”며 “연초에 배정 인원을 못 채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외국인 불법 취업자 집중단속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부와 법무부는 작년에만 1300여개 건설현장에 단속반을 보내 외국인력 단속을 벌였다. 단속에 걸린 업체는 1회 적발 시 2년, 제한기간 중 추가 적발 시 3년간 외국인 고용이 금지된다.

실제 고용부는 불법 외국인력 단속을 통해 작년에만 건설사를 상대로 236건의 고용제한 처분을 내렸다. 2016년보다 3.2배 늘었다. 업계에선 외국인력을 많이 쓰는 대형 전문건설사 100여 곳 중 40여 곳이 고용제한에 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용제한에 걸린 A사 임원은 “연간 수백명씩 E-9 인력을 쓰고 있는데, 향후 신규 인력충원이 끊기면 현장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대부분 산간 오지의 토목현장이어서 웃돈을 줘도 내국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건협 관계자는 “단 한 곳만 단속에 걸려도 모든 건설현장에 고용제한을 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제재”라며 “건설사들이 불법 외국인력을 사전에 걸러내기 쉽지 않은 만큼 단속 현장에 한해서만 고용제한 처분을 하는 식으로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선 이번 고용허가 미달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건설업 고용허가제 연간 쿼터(올해 2400명)가 축소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고용허가제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4년 도입된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총 15개 국가, 53만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서 취업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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