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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종현 인터컨스텍 대표
기사입력 2016-08-02 05: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강철<황금에스티>ㆍ콘크리트<인터컨스텍> 양 날개로 교량부문 최고 향해 날 것"

‘노블레스 오블리주’ 솔선수범도 주목

 

   
김종현 인터컨스텍 대표

 

인터컨스텍의 최대주주 겸 새 대표의 첫 출근일. 임직원들이 바싹 긴장했다. 이윽고 백팩(Backpack)을 멘 한 사람이 들어섰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뒤따르는 이가 없다. 기다리다 지친 한 임원이 물었다. “대표님은 언제 오세요?” 활짝 웃으며 명함을 내민 이 사람이 바로 김종현 인터컨스텍 대표였다.

 IPC거더 기술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가 집계한 신기술 활용실적 1위를 기록한 콘크리트교량 특화 기업인 인터컨스텍의 새 주인인 김종현 대표의 첫 인상은 ‘소탈한 선비’다. 굵은 저음의 목소리 톤은 1시간 반가량의 만남 내내 단 한번도 올라가지 않았다. 겸양(謙讓)이 몸에 배었다. 황금에스티, 유스틸, 이상네트웍스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소기업계의 대표 경영자지만 인터뷰 질문지 한쪽의 ‘철강업계 유명인사’란 단어를 놓고 “전혀 아니니까, 꼭 빼달라”고 사정한다.

 철없는 2세 경영자들과 격이 다르다. 한양대 기계공학과, 미국 조지아텍 석ㆍ박사를 거쳐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축적한 기술적 내공에, 20년 이상의 경영실무 경험이 자연스럽게 배어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도 돋보인다. 황금에스티는 중소기업청이 분석한 작년 한해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상위 중소기업 순위에서 당당히 2위에 올랐다. IT 중심의 창의적 인재를 배출하면서 안산 일대 대표 특성화고로 부상한 한국디지털미디어고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김 대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나눠주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아무리 많이 기부해도 기부금 출처가 골목상권 침해나 로비ㆍ부정이라면 무의미하다는 신념이다. 그가 ‘개처럼’이 아니라 ‘정승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변형된 속담을 인생 철학으로 삼은 것도 같은 이유다. 인터컨스텍 출근 후 명절선물부터 없앴다. ‘김영란법’의 예찬론자다. ‘인허가나 입찰에 목매는 건설산업계는 물론 대한민국 사회구조를 뒤바꿀 혁명’이라고 말한다. 청탁과 로비가 횡행한 교량시장에서 이런 철학이 먹힐까?

 김종현 대표는 “만들어놓은 물건을 납품하면 바로 현금이 생기는 철강 쪽의 청탁과 로비는 건설을 능가했다. 황금에스티에서 청렴 실험을 했었는데, 역시나 큰 고객들부터 등을 돌렸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우리와 공감하는, 작은 고객들이 불어났다. 황금에스티의 경험이 인터컨스텍에서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컨스텍을 인수한 배경은.

 지인 요청으로 작년 말 자문역을 맡으면서 인터컨스텍을 알게 됐다. 경영 중인 철강업과 다른 콘크리트거더 제조기업인 탓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회사 사정을 확인하면서 매력을 느꼈다. 확신을 갖게 된 계기는 탄탄한 기술력이다. 내가 공학도라서 그런지, 기업 인수를 결정할 때는 기술력을 먼저 본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인적 자원과 기술연구소를 구심점으로 쏟아내는 다양한 기술과 공법에 끌렸다. 기술 사업화 성패를 가를 네트워크도 탄탄했고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헌신적 열정이 마음에 쏙 들었다.

 시너지도 봤다. 황금에스티 등 계열 철강업과 연계하면 콘크리트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장대교인 강교로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철기업과 콘크리트 교량기업이 만나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시너지에 주목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통일도 있다. 통일이 되면 모든 산업이 호황을 맞겠지만 최대 수혜자 중 하나는 북한 각지의 기본 인프라인 길 관련 산업이다. 철도나 항만도 있지만 이를 구석구석까지 연결할 길은 도로다. 도로를 내는 가장 싼 방법이 뭔지 아느냐? 교량이다. 터널의 절반 가격으로 길을 낼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싸고 빠르게 안전한 교량을 공급하는 곳이 바로 인터컨스텍이다.

 

 회사의 잠재력을 키울 복안은 있나.

 인터컨스텍은 잠재력에 비해 투자가 너무 미흡했다. 2007년 외국계 펀드를 대주주로 맞은 후 투자는 부진한 상황에서 경쟁사들로부터 ‘인터컨스텍에 공사를 주면 세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비방까지 들었다. 실력있는 기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 한번 키워보자고 결심했다. 이제 토종기업인 황금에스티가 약 98% 지분을 보유했으니, 그런 비방은 사라질 것이다. 숨은 잠재력을 폭발시킬 투자도 이미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200억원가량을 들여 충북 괴산군 대제산업단지에 2만2000여평 부지를 샀다. 인터컨스텍은 경기 이천과 경북 문경의 공장을 빌려 제품을 생산해왔다. 교량 1위의 기술기업이 생산기지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느냐. 내년 2월 공장이 완공되면 흩어진 생산라인을 집적화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보다 싸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공장 설비도 최첨단으로 꾸밀 생각이다. 독일에서 플랜터리 믹서(Plantary Mixer)를 수입해 최대 110㎫의 콘크리트 강도를 실현한다. 국내 연구소에서 실험용으로 설치된 적이 있지만 상용화 설비라인에 이런 성능의 기계가 설치되는 사례는 처음이다. 공장에서 근무할 임직원들을 위한 최상의 작업환경과 조업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당구장 등 넓은 휴식공간을 갖춘 최신 설비의 본사건물(서울 금천구 디지털단지)에 버금갈 것이다. 완공되면 꼭 한번 찾아 달라.

 

   

 

 해외진출을 포함해 앞으로의 계획은.

 1992년 경영을 시작했으니, 올해 25년차다. 그동안 섣부른 해외진출의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다. 국내의 덤핑경쟁 탓에 수익이 안 난다고 무턱대고 해외로 나가면 백전백패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경쟁사를 압도할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이 우선이다. 국내 경쟁에서도 못 버티는 기업이 더 치열한 해외에서 성공할 리 없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시스템 고도화로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갖추면 해외시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북한 시장의 승자도 마찬가지다.

포트폴리오를 고가형과 대중형으로 나눠 접근할 것이다. 국내 일부 품목의 덤핑경쟁을 극복할 원가절감 노하우와 시스템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고부가가치 기술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 황금에스티의 철강 기술과 생산 노하우가 접목되면 원가 측면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교량 거더에 들어가는 철강제품 대부분을 계열사에서 보다 싼 가격에 조달할 수 있다. 그 범위를 더욱 늘려갈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수직계열화를 완성시킬 추가 M&A도 병행할 생각이다.

 우리 회사의 사훈이 ‘오늘, 내일을 설계하자(Designing Tomorrow, Today)’다. 과거에 얽매이고, 현재에 안주하다 보면 희망이 없다. 미래를 지배하려면 남보다 앞서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남보다 공명정대해야 한다. 인터컨스텍을 교량 부문의 최고ㆍ최상의 기업으로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

 

글=김국진기자 jinny@ 사진=안윤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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