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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탄소배출권 거래에 거는 기대
기사입력 2015-01-22 08:00:0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은종환(에코시안아카데미 원장)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시장’을 열고 첫 거래를 시작했다. 앞으로 정부로부터 탄소배출권을 할당받은 대형 배출업체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다. 배출권의 할당과 거래는 3년 단위로 진행되는데,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기 배출권시장에는 국내 배출 순위 상위 525개사가 참여하게 되며 향후 참여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배출권 또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지칭하여 탄소배출권이라고도 하는 것을 사고파는 방식은 유엔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핵심 수단이다. 교토의정서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교토메커니즘이라고도 불리는 배출권거래제는 1990년대 초부터 일부 지역이나 국가 단위로 시행돼 오고 있다. 현재 유럽의 31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EU ETS(Emission Trading Scheme)가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중국에서는 베이징ㆍ톈진 등 총 7개 지역, 기타 뉴질랜드나 카자흐스탄과 같은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시행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의해 그 근거를 마련한 후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배출권거래를 시행하게 되었다. 외국의 사례가 있다고는 하나 아직 기후변화협약상의 의무감축 국가가 아닌 상황에서 비교적 이르게 시행된 셈이다. 그간 준비과정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는데 주로 실효성에 대한 비판과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실효성에 대한 비판은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의 배출권시장에서도 있어 왔다. 2005년 이후 꾸준하게 운영되어 왔으나 온실가스 감축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더군다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반적인 산업활동 위축에 따라 배출권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도 발생되었다. 유럽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고 에너지의 가격체계가 경직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더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제적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산업계의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철강이나 석유화학과 같은 에너지 다소비업종은 많은 배출권이 필요하게 되어 원가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출권거래제도는 우리나라가 녹색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오염물질을 사고파는 것은 1980년대 미국에서 아황산가스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에 대해 시행된 후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국제적인 프로토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많은 행정비용이 소요되고 시장기능을 유지하는 데 기술적 어려움이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배출권거래제는 목표하는 배출 총량을 맞춰 나가는 데 유용한 정책 수단이다. 온실가스의 경우에도 과학자들이 산정한 지구의 탄소허용 총량(Global Carbon Budget)을 각 국가에 배분하는 것이 기후변화협약의 골격이다. 배분된 허용량, 즉 배출권이 거래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논리에 따라 비용효과적인 감축활동을 도모하는 것이 배출권거래제도가 지향하는 바이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사회에 감축목표를 공표한 만큼 이번에 시행된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그 약속을 지켜갈 수 있어야 한다. 올 연말까지는 유엔에서 ‘신기후체제(New Climate Regime)’를 도입할 예정으로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상당량의 의무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간 녹색성장 기조 하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배출량이 늘어나 현재는 세계 7위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탄소거래를 통해 중장기적인 감축목표를 달성해 나감과 동시에 저탄소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향후 국제적 탄소금융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 역시 최소한 2020년까지는 국가차원의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협약 논의의 진전에 따라 국제적인 배출권거래제가 일반화된다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전 세계 상위 탄소배출국들의 중앙에 위치하는 지정학적인 이점을 가지게 된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녹색기후기금(GCF)이라는 기후관련 국제기구를 이미 유치한 우리나라로서는 도전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여러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배출권거래제가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초기엔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고 참여하는 산업계의 어려움도 적지 않겠지만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무용론이나 시기상조론을 제기하기보다는 제도가 효과적으로 운영되어 실질적인 국가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전개될 전 세계적 저탄소 경제체제 하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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