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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중국∙베트남 등 법인 설립 러시…‘현지화’로 해외시장 공략
기사입력 2013-12-20 12:18:5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업체들 성과 잇따라…한발 앞선 선진엔지니어링은 베트남 공공공사 도맡아   국내시장 침체로 건설엔지니어링업체들이 발등에 불 떨어진 격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현지 법인을 설립해 현지화 전략을 구축하는 업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 등 유망지역에 지사가 아닌, 법인을 설립해 인력을 90% 이상 현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실적과 이익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분위기다.

17일 건설설계 및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형 설계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사례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포스코 ICT는 지난 10월 베트남에,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중국 현지에 건축 업계 최초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포스코ICT 베트남’은 포스코ICT의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이은 네 번째 현지법인이다.

 해당 현지법인은 1000억원 규모의 호찌민 도시철도 1호선 사업과 대만 포모사그룹이 베트남에 건설 중인 하틴 제철소의 원료처리설비 구축 사업 프로젝트를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도 올해 2월 베이징에 (주)희림건축설계자문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해당 현지법인의 자산 총액은 희림의 전년도 자산총액의 10% 미만이다. 희림의 주요 종속회사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희림의 전략적 해외법인이다.

 희림은 작년 11월 말 중국 탕산시 신도시 지구에 4000억원을 투자해 한국형 복합테마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의 설계용역을 수주한 바 있다. 희림 측은 중국에서 구도심을 재개발하는 마스터플랜 등 다수 용역의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 법인 설립이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선진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다.

 선진엔지니어링은 이미 10년 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해 인력을 거의 100% 현지화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현지 법인이 대부분 현지 프로젝트 수주 이후 설립되는 ‘전략적 거점’인 데 비하면 선진 베트남 법인은 사실상 본사의 계열사나 마찬가지다. 매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용역업체로 선정되고, 주요한 공공 건축물 공사를 도맡아 수행하는 등 다른 신생 현지 법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안승범 선진엔지니어링 해외사업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국내 건설시장이 호황기였지만 머지않아 내수시장의 포화에 따른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한발 먼저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했다”며 “그 중 첫 타깃으로 베트남 시장이 선정돼 국내 설계사 중 최초로 현지 합작법인인 ‘선진베트남JVC’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2010년 이후 3년 연속 베트남 탑10 건축회사로 선정되는 등 베트남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희기자jh606@

 <인터뷰> 법인 설립 10년, 현지화 성공

 안승범 선진엔지니어링 해외사업본부장

 

 
   
 

 - 국내 설계 업체 중 최초로 10년 전에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1980년대 이후 국내 업체 대다수가 국내 시장에 집중했다. 호황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회사 내부에서는 국내시장 포화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의견을 모아 2004년 독자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베트남에서 최초 현지법인인 ‘선진베트남JVC’를 설립했다. 당시 베트남이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유망 시장이었다. 이 때문에 영국 에이다스(AEDAS)를 비롯해 프랑스의 아키펠(ARCHIPEL), 싱가포르의 RSP 아키텍츠 등이 모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태였다.

 - 법인 설립 과정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사실 시장에서 수주하는 것 자체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현지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설립 직후부터 여러 프로젝트를 수주하다 보니 초과근무가 필요했는데 베트남에는 초과근무 개념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작업이 한국 본사에서 이뤄졌는데 이렇게 본사 직원을 활용하면 인건비 절감이 이뤄지지 않아 이익이 남지 않는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통해 현지 인력관리 등 업무 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 대략 4~5년이 걸렸다.

 - 2010년 베트남 톱10 건축회사로 선정됐다.

 국내 업체로는 최초 사례였다. 그동안 국내 설계회사들이 개별 프로젝트로 해외에서 수상한 사례는 있지만 톱10 어워드 수상처럼 해외에 설립한 현지 법인이 독자적인 실적을 인정받아 수상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 베트남에서 자리매김하는 기점을 마련한 프로젝트가 뭐였나.

 호찌민 공안부 청사다.

 - 호치민 청사 당시 에피소드가 있나.

 2004년 진출 당시만 해도 다른 해외 유명 설계사보다 지명도가 낮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수행한 대검찰청사나 청와대 관저 등의 설계 실적을 바탕으로 관공서 현상설계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호찌민 공안 청사 수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과업 진행 과정에서 베트남 공안부와 보고나 회의가 있을 때마다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일이 많았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대부분 술을 좋아하고 주량이 세 한국 직원들이 무척 고생했다. 하지만 그 노력의 결과로 공안부와 견실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 뒤 발주처의 신임을 얻어 공안부 청사 외 타 프로젝트도 다수 수행할 수 있었던 거다.

- 베트남 시장 진출 선배 입장에서 조언을 한다면.

 베트남은 발주형태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 공개적인 입찰 과정을 생략하고 발주처에서 선정한 몇몇 업체만 초청해 이들을 대상으로 입찰 경쟁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인지도가 현저히 낮거나 평판이 안 좋으면 아예 초청에서 제외돼 입찰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선진베트남JVC도 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현지 업체와 긴밀히 공조하고, 특히 기업 간 신의를 지키는 데 철저해야 한다. 과거 한국의 모 대형회사가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협력했던 현지 업체를 저버린 일이 있었는데 이후 평판이 크게 악화돼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 ODA 형태로 발주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근 베트남에서 발주되는 ODA 종류는 다자간개발은행과 각 나라의 차관형태인데 일본 JICA와 한국 EDCF, 프랑스 AFD가 가장 많다. 발주되는 수많은 프로젝트에 무작정 많이 도전한다고 승률이 높아질 거란 기대는 접는 것이 좋다. 대신 발주기관별 유효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 가지 중요한 방법은 베트남 중앙정부인 기획투자부(MPI)에 접수되는 각 성(Province)별 프로젝트 리스트를 확보한 후 프로젝트 성향에 맞춰 영업전략을 펼쳐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각 공종별 현지 브로커업체와 사전 교감 및 협의를 제1 전략으로 삼아야 승산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베트남 현지법인을 통한 목표가 있다면.

 현지 법인 설립 이후 한동안은 건축 위주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3년 전부터는 토목분야까지 대상을 확대해 수주가 다변화됐다. 그 결과 베트남 내 세계은행 발주 프로젝트를 4건 연속 수주하기도 했다. 현재도 현지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약 30여건의 ODA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는데 이 중 수주가 임박한 프로젝트가 다수다. 프로젝트명은 밝힐 수 없다.

 아무튼 매우 고무적인 상황임은 틀림없다. 최근 건축분야 ODA도 늘었는데 프로젝트명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웃음) 앞으로 베트남 법인을 거점으로 주변국으로 활동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일본 JICA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일본 상하수도 1위 기업인 니혼수도와 미얀마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동 수주 활동을 전개 중이다.

 * 선진베트남JVC는 어떤 회사?

 2004년 10월 파견직원과 현지직원 합쳐 20명으로 출발해, 2013년 12월 현재 80여명의 직원 보유. 현지 수주 프로젝트 모두 현지에서 자체 소화하며 베트남 수주실적은 현재까지 약 300건. 2012년 기준 연 매출액 120억원 달성. 국제적인 건설미디어 그룹 ‘BCI Asia Top 10 Award’ 3년 연속 선정(국내 업체 최초). 베트남 호찌민 공안부청사 수주 등 현지 공안부 중심의 정부청사 설계 수행.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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