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공공성' 해치는 공공기관 평가…고유사업 비율 높이고, 기관-기관장 평가 분리해야
기사입력 2013-06-24 08:00:2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개선 방향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1984년 시작됐다. 내년이면 도입 30년이다. 김철주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우리나라에서 단일 제도가 30년씩 유지되는 것은 참 드문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정권이 바껴도 꽤 쓸모있는 제도였다는 말이 된다. 현행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문제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역설적이게도 공공기관 평가제도가 오히려 각 기관의 공공성을 해치고 있다. 고유사업보다 정부 권장사업에 더 신경쓰게 만드는 구조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정책평가연구원 관계자는 “현행 공공기관 평가는 경영효율성(수익성)을 중심으로 설계돼 고유업무에 대한 충실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경영평가 지표를 보면 고유업무에 대한 평가인 사업지표 평가 비중은 45%인 반면 권장정책 이행실적 등 ‘비사업지표’ 비중이 55%로 더 높다. 좋은 평점을 받으려면 고유사업보다 국책사업에 더 주력해야 한다.

 수자원공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가 무려 13조원에 달하는 수자원공사는 2008년부터 4년 연속 A등급을 받았고 올해 발표된 2012년에도 B등급이었다. 정부가 4대강살리기 사업 관련 부채 8조원을 경영평가 대상에서 빼준 덕분이다. 형평성 문제가 나오는 이유다.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으로 138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토지주택공사(LH),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억제 등으로 100조원에 육박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등이 억울해할만 하다.

 이러다보니 LH, 도로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들은 부채 관리를 위해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국고 지원사업 외에 다른 도로 투자를 최소화했고, LH도 지난해 예산규모를 전년보다 6조원이 줄인 탓에 사업집행률이 68.7%에 그쳤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똑같은 국책사업을 하는데 이렇게 차별하면 기관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할 수 없다”며 “당장 평가결과에 따라 수백만~수천만원의 성과급이 왔다갔다하는 것도 직원들 사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3년 주기로 진행되는 평가시스템도 문제다. 올해 평가의 경우 ‘2011년 평가기준으로, 2012년 경영실적을, 2013년에 평가’했다. 햇수로 3년 전에 만들어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하다보니 상황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3년 전 평가잣대를 들이대면 현 상황과 안맞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평가결과와 기관장의 진퇴를 연결짓는 방식이 과연 적절한 지도 검토가 필요하다. 임기 2~3년의 기관장을 1년 단위로 평가하다보니, 자리 보존을 위해서라도 기관들이 경영평가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업무를 추진하기보다 당장 보여주기식 성과를 내놔야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기관장 평가를 분리하고, 기관장 평가를 임기에 맞춰 실시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울트라 슈퍼 갑(甲)’으로 불리는 평가단의 고압적인 태도도 윤리강령 등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

 한국정책평가연구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에는 수익성만을 강요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며 “평가과정에 주무부처 참여를 확대하고 사업지표의 배정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형기자 kth@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