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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건설하도급 법령의 합리적 개편 방안
기사입력 2012-08-14 08:30:0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하도급법-건산법 ‘이중잣대’ 적용 불합리… 일원화해야

 하도급법 ‘우월적 지위 남용 불공정거래’ 등

건설시장 경쟁 구조상 명확한 규정 어려워

중복규제 따른 인력 ∙ 비용 ∙ 시간 낭비도 초래

   
 우리나라에서는 건설 하도급과 관련한 규정은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건산법)에 규정되어 있다. 하도급법은 건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ㆍ서비스업도 적용 대상이고 건산법에 규정되어 있는 하도급 관련 규정은 건설업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건설업자는 건설 하도급에 관해서 하도급법과 건산법 규정을 모두 준수하여야 한다.

 하도급법은 산업별로 차이가 있는 하도급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제조업ㆍ서비스업ㆍ건설업을 동시에 규제하고 있으므로, 제조업에서 필요성이 제기되어 규제하는 경우 건설업에는 적용하기 곤란한 경우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의 경우 제조업에는 적용이 가능할지 모르나 건설업은 적용하기가 곤란한 제도이다.

  본고는 하도급법과 건산법의 2개 법률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설 하도급에 관한 규제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건설 하도급에 관한 법률의 합리적 개편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하도급법과 건산법의 비교

 먼저, 건설하도급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는 하도급법과 건산법의 차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2개의 법률에서 사용하고 있는 하도급의 정의가 상이하다. 하도급법에서 하도급이라 함은 원도급을 전제로 하지 않는 외주(outsourcing)의 의미이고, 건산법에서 하도급이라 함은 원도급 계약(prime contract)에 대한 하도급 계약(subcontracting)의 의미이다.

 둘째, 하도급법은 건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서비스 산업이 적용 대상이며, 원도급자의 의무ㆍ금지ㆍ권장 사항, 하도급자의 준수 사항 및 발주자의 의무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산법은 건설산업의 하도급 방식ㆍ비율, 원도급자의 의무 사항 및 발주자의 의무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셋째, 하도급법은 모든 하도급(외주) 거래가 다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기업 규모가 차이가 나는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의 하도급 거래에만 적용된다. 그러나, 건산법에 규정되어 있는 하도급 거래에 관한 사항은 하도급 거래 당사자의 규모의 차이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즉 하도급법은 원도급자(하도급법 용어로는 원사업자)가 대기업이고 하도급자(하도급법 용어로는 수급사업자)가 중소기업인 경우와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모두 중소기업인 경우, 건설산업에서는 원도급자의 시공능력평가액(제조업은 연간 매출액) 또는 상시 고용 종업원 수가 하도급자의 시공능력평가액 또는 상시 고용 종업원 수보다 많은 자와의 거래에만 적용된다(하도급법 제2조 제2항 제2호). 또한, 하도급법은 원사업자의 연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하도급법 제2조 제2항 제2호 단서 및 하도급법 시행령 제1조의2 제4항).

 넷째, 하도급법은 하도급 거래에 관한 특별법이므로 하도급 거래에 관해서는 건산법 등 다른 법률에 대하여 하도급법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표 1> 우리나라 하도급법과 건산법의 비교

  

 △건설 하도급 법령 체계의 문제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건설 하도급에 관한 사항은 건산법과 하도급법에서 규정하고 있고 상당 부분은 두 법률에서 중복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먼저 2개의 법률에서 중복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중복 규정의 문제

 1) 중복 규정 현황

 첫째, 건산법과 하도급법의 두 개의 법률에 모두 규정되어 있는 원도급자의 의무 사항은 계약서 교부 및 보관 의무, 하도급 대금(준공금ㆍ기성금) 기한 내 지급 의무, 선급금 기한 내 지급 의무, 하도급 대금 지급 보증 의무, 설계 변경 등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 의무, 일정 기간 내 검사 및 인도 규정이다.

 건산법에는 규정되어 있고 하도급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는 원도급자 의무 규정은 재하도급 금지 관리 의무, 하도급 계획의 제출 의무, 하도급자의 의견 청취 의무 규정뿐이다.

 하도급법에는 규정되어 있고 건산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는 원도급자 의무 규정 중 건설업과 관련이 있는 규정은 현금 결제 비율 유지 의무와 어음 만기일 유지 의무뿐이다.

 둘째, 원도급자의 금지 사항에 관해서는 건산법은 제38조에서 ‘불공정 행위 금지’라는 항목으로 자재 구입처 지정 등 하수급인에게 불리한 행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수급인의 직접 시공 및 하자담보 책임에 관해서 하수급인에게 불리한 특약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반면, 하도급법에서는 부당한 하도급 대금의 결정 등 11가지 행위를 금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셋째, 하도급 대금 발주자 직접지급 제도도 두 법률에 모두 규정되어 있다. 건산법은 발주자가 하도급 대금을 하수급인에게 반드시 직접 지급해야 하는 경우와 직접 지급이 가능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만, 하도급법은 발주자가 하도급 대금을 하수급인에게 반드시 직접 지급해야 하는 경우만 규정하고 있다.

 2) 두 법률의 중복 규정에 따른 문제점

 건설 하도급에 관한 규정이 하도급법과 건설업법의 두 개의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 법을 준수해야 할 당사자들이 법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법의 내용 변화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건설업체 직원이 건설 하도급의 원도급자 의무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건산법과 하도급법 두 개의 법률을 숙지해야 하므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동일한 취지의 규제를 두 개의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를 위반할 경우의 제재 내용은 두 개의 법률에서 상이하게 규정되어 있어 형평성이 문제된다. 하도급법과 건산법에 모두 규정되어 있는 경우 원도급자가 하도급자보다 규모가 큰 경우에는 하도급법이 우선 적용되지만 원도급자의 규모가 하도급자의 규모보다 작거나 같은 경우에는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고 건산법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원도급자가 준공금을 발주자로부터 지급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하도급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경우 원도급자가 하도급자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건산법이 적용되어 시정 명령, 영업정지 2월 또는 과징금 4000만원을 부과받을 수 있으나(건산법 제81조 및 82조), 원도급자의 규모가 하도급자보다 큰 경우에는 시정조치ㆍ법위반 사실 공포, 하도급 대금 2배의 과징금과 하도급 대금의 2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하도급법 제25조, 25조의 3 및 제30조) 또한, 이러한 중복 규제의 문제는 공무원 조직의 중복을 가져와 정부 예산을 낭비하는 측면도 있다.

 (2) 하도급법에서 건설 하도급 규제의 타당성 문제

 하도급법은 사적독점의 금지 및 공정거래 화보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불공정 행위 유형의 하나인 ‘우월적 지위 남용’(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으로 인한 불공정 행위 중 하도급 거래에 관한 사항을 별도로 규제하기 위하여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으로 제정되었다.

 구체적으로 공정거래법상 특정한 원사업자의 행위가 불공정 거래 행위로 위법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인지 여부’, 둘째, ‘부당하게 수급사업자에게 불이익한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 위법성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특정한 하도급 거래 행위에 대해서 위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첫째,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인지 여부’, 둘째, ‘부당하게 수급사업자에게 불이익한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므로 장기간의 심판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렇게 되면 오히려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초래되는 문제점이 노정되었다. 따라서, 특정한 하도급 거래 행위 유형을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여 이러한 행위 유형에 해당되면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로 판단하여 제재를 하기 위하여 하도급법을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으로 제정하였다.

 하도급 거래에서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인한 불공정 행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먼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비해서 우월적 지위가 존재해야 한다. 쌍방 계약에서 우월적 지위란 일방이 다른 상대방에 비교해서 계약 금액 등 계약 조건을 결정할 때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 여부로 해석할 수 있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경우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게 현저하게 불리한 요청을 하여도 수급사업자가 이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우월적 지위 여부 판단을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거래 의존도, 원사업자의 시장에 있어서의 지위, 수급사업자의 거래처 변경 가능성, 거래 당사자 사이의 규모의 격차, 시장의 수급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한다. 이와 같은 원칙을 준용하여 판단하여 보면, 건설 하도급의 경우 일반적으로 특정한 수급사업자는 여러 개의 원사업자와 거래를 하고 있고, 어느 원사업자도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지 않으며, 수급사업자는 수많은 원사업자와 거래를 할 수 있고, 원사업자가 항상 수급사업자보다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기업 규모를 살펴보면 주로 원사업자인 종합건설업체는 대기업이 102개사에 불과하고, 중기업이 334개사, 소기업이 1만608개사이다(<표 2> 참조). 주로 수급사업자인 전문건설업체도 대기업과 중기업을 합산하면 602개사이고, 소기업이 3만3740개사이다.

 따라서, 건설 하도급을 하도급법 적용 대상으로 하는 것은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전제로 한 하도급 거래를 불공정한 거래로 인정하고 규제하는 하도급법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

 <표 2> 종합건설업체외 전문건설업체의 기업 규모별 분포

 △건설 하도급 법령 체계 개편 방안

 건설 하도급은 일반적으로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가 존재하지 않아 하도급법 적용이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건설 하도급을 하도급법 적용 대상에 제외해야 한다. 일본의 하청법도 건설 하도급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건설 공사 하도급에 대해서는 일본 건설업법의 하도급에 관한 규정만 적용하고 있다.

 일본의 하청법이 건설 하도급을 규제하지 않는 것은 하청법이 일본 독점금지법의 하도급에 관한 우월적 지위의 남용에 관한 사항을 특별법으로 제정되었고, 건설업은 독과점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 하도급은 일반적으로 원도급자가 하도급자에 대해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미국 연방 정부나 주 정부 모두 건설 하도급에 관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하도급 대금 지급 기한에 대해서 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지연 이자를 지급하게 하는 규정이 있을 뿐이다. 건설업은 일정한 장소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건설 하도급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하도급과 동일한 규정으로 규제하는 것보다는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적으로 건산법에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건설 하도급은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수가 많아 완전 경쟁에 가까운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도급 거래에서 원도급자의 하도급자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하도급자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원도급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원도급자가 하도급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한 이후 하도급자의 부도 등으로 자재 공급자나 장비업자에게 자재비나 장비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자재 공급자나 장비업자가 공사 현장 등을 점거함으로써 원도급자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들 대금을 이중으로 지급하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현행 건산법은 현행 하도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 중 현금 결제 비율 유지 의무, 어음 만기일 유지 의무 및 원도급자의 금지 사항만이 제외되고 실정이다. 하도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도급자의 금지 사항도 건산법에서 발주자가 하도급 계약의 적정성 심사를 할 수 있게 하여 하도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도급자의 금지 사항으로 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건설 하도급을 하도급법의 적용에서 제외시키고 건산법으로 일원화하여 규제하는 방안이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이의섭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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