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자가 전 소유자로부터 승낙을 받아 유치목적물을 임대한 경우 경매절차에서 위 목적물을 낙찰 받은 현소유자에게도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을까? 서울고등법원 2011. 12. 21. 선고 2011나27983 판결
다세대주택의 내외부 마감공사를 한 공사업자 X는 공사비 2억원을 받지 못하자 위 주택에 대해 유치권에 의한 점유를 시작한 후 건물주 A로부터 승낙을 받아 점유한 주택 일부를 4명에게 임대했다.
X가 임대할 당시 위 주택에 대해서는 강제경매결정등기가 경료된 상태였는데 경매절차에서 Y가 위 주택을 매수했다. Y는 법원으로부터 부동산인도명령을 받아 임차인들로부터 주택을 넘겨받은 후 다른 사람에게 매도했다.
유치권을 상실하게 된 X는 Y에게 자신의 유치권 상실로 인한 손해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X의 유치권이 Y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X는 위 소송에서도 승소할 수 있을 것인데, 과연 X의 유치권은 새로운 소유자인 Y에게도 대항할 수 있는 것이었을까?
X는 ① 유치권은 물권이므로 점유를 하고 있는 이상 새로운 소유자 Y에게도 대항할 수 있는 것이며, ② 위 주택의 임차인들은 직접점유자, X 자신은 간접점유자로서 적법하게 위 주택에 대해 점유를 하고 있으므로 자신은 유치권으로 새로운 소유자 Y에게 대항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결과적으로 원고가 유치권이 상실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새로운 소유자인 피고의 승낙 없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임대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X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종전 소유자의 승낙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유치권자가 목적물을 ‘사용, 대여 또는 담보제공’등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채권적 성격을 가지는 권리를 부여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새로운 소유자는 위와 같은 채권적 부담까지 승계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유치권은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권자가 목적물의 점유를 계속하면서 그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본질로 하는 것이어서, 소유자의 승낙 없이 임대 등 사용·수익 행위를 할 경우 유치권소멸청구의 대상이 된다. 실무에서는 유치권자들이 좀 더 빨리 피담보채권을 회수하고 간접점유를 통해 유치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기존 건물주의 승낙을 받아 유치 목적물을 임대하고 보증금을 채권에 충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유권의 변동이 있고 새로운 소유자의 승낙이 없을 경우에는 더 이상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