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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 반한 선급금의 대물변제는 무효인지 여부
기사입력 2011-07-11 10:21:2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아하! 그렇구나]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곽동우 
   


 Q:

A건설사는 아파트건설공사를 시공하던 중 일부 공사를 B사에 대금 100억원에 하도급주는 계약을 함에 있어서 선급금 2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A사 소유의 미분양 아파트 2채를 대물로 지급하겠다고 제의하였다. B사는 대물로 주려는 아파트 시세가 선급금에 못미쳐 그런 제의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추후 다른 공사를 도급받기 위해 A사의 제의를 수락, 계약을 체결하였다. A사는 그후 실제로 그 아파트를 B사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었고 B사는 이를 타사에 처분하였다. 한편 B사는 선급금반환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C공제조합의 보증서를 발급받아 A사에 주었다. 그런데 B사는 시공 도중 부도가 발생하여 공사를 중단하였고, A사는 B사에 대한 위 도급계약을 해제하고, 선급금을 반환받기 위해 C공제조합에 대하여 청구를 하였다. 그러자 C공제조합은 A사의 대물변제가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선급금 반환에 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정당한가?

 A: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17조는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의 2배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하도급법 제30조),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이 하도급법 제17조는 원사업자보다 열등한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를 보호하려는 규정으로서, 수급사업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계약 도중 원사업자의 의사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는 것에 동의 또는 승낙하게 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부터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상호 약정하는 것은 사적자치의 원칙상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그런 경우는 하도급법 제17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1다27470). 하수급인은 대물변제가 싫으면 애초부터 계약 자체를 체결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고, 대물변제로 지급받는 것을 처음부터 선택하였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도급법 제17조를 위반한 대물변제가 발생한 경우 그 행위가 법적으로도 무효가 돼 A사가 선급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과 같은 법적상태가 되는지도 문제다. 판례는 하도급법 제17조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벌금형의 처벌을 받고, 경우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의 부과를 받을 수는 있지만,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대물변제의 사법(私法)상의 효력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건 대물변제가 하도급법 제17조에 위반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대물변제 자체가 사법상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물변제 자체까지 무효로 하는 경우 불필요한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본건에서 C공제조합은 선급금의 반환 의무를 부담한다.

  다만, A사가 상대방에게 불법적으로 해악을 가할 것을 고지하고 이에 B사가 공포를 느껴 대물변제를 수용한 것이라면 민법 제110조에 의한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의 대상이 될 수는 있는 바, 이는 위 하도급법 제17조와는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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