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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시공능력 검증 안 된 하도급사 활개…시공품질 위협

‘지역 이기주의’ 부작용 속출

'지역 프리미엄' 하도급 업체

공개입찰 업체보다 단가 비싸

불필요한 비용 증가도 부담

 

건설사들은 지자체의 과도한 ‘지역업체 챙기기’가 공사의 품질과 시공 경쟁력을 깎아 먹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원청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공 경쟁력’만을 고려해 하도급사를 선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건설사는 정기적으로 공개모집을 통해 협력업체를 선발하고, 별도의 운영기준을 확립해 협력업체 풀(POOL)의 질을 높인다. 이미 손발을 맞춰본 협력업체와 함께 공사 현장을 맡을 경우에는 서로의 일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시너지가 더욱 극대화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도급사와 하도급사의 호흡이 중요한 건설산업의 특성상 실력 있는 하도급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시공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우수 협력업체에 대해 자금 지원 및 교육 제공, 공동 기술개발 등 여러 혜택을 제공하며 동반성장을 이뤄가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를 높이라는 지자체의 강요 앞에서는 건설업계에 확립된 ‘실력 우선주의’를 배제한 채 ‘지역 기반’을 우선시 해야만 한다.

억지로 지역업체에게 일감을 배분하다 보니 발생하는 부작용도 상당하다.

한 건설사 외주담당자는 “지자체에서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를 강요하다시피 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역업체 참여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과 함께 일을 하다 보니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지역 프리미엄’을 통해 하도급을 맡게 된 업체는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에 비해 단가가 10∼20% 정도 비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공 능력 역시 도마에 오른다.

건설사 관계자는 “높은 가격에 비해 숙련직 기술인력 확보 능력 부족하거나 신용도가 떨어지는 업체들도 일부 있어 건설사들은 현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원-하청 간에 분쟁을 야기해 소송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고, 결국 공기 관리에도 지장을 초래한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를 늘리라는 지자체의 압박이 식을 줄 모르자, 대형건설사들은 협력업체 풀(POOL)을 구축할 때부터 아예 지역을 안배해 협력사를 모집하기에 이르렀다. 대규모 공사현장의 경우, 일정 공구를 분할해 지역업체에게 맡기는 식으로 지역업체의 공사참여율을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공 현장이 많지 않은 중견건설사의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 전국에 협력업체를 갖춰두기 쉽지 않다.

이에 일부 건설사들은 기존 협력업체에게 본사 주소지를 사업장이 있는 지역으로 옮기라고 하거나, 해당 지역에 지점을 내도록 요청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결국, 지자체의 무리한 요구가 우수한 시공능력을 보유한 협력업체 피해로 전가되는 것이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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