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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지역사에 일감 몰아주기, 지자체 도넘은 ‘하도급 세일즈’

민간공사 현장까지 압박 ‘몸살’

시공능력보다 지역 프리미엄 우대

품질 뒷전...우량업체 일감 뺏는 꼴

 

#지방에서 아파트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A건설사는 최근 사사건건 개입하는 지자체의 ‘강요 행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자체 인허가권자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업체에게 하도급 일감을 나눠주라”며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을 70% 수준까지 높이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A건설사가 맡은 공사현장은 지자체 발주현장이 아닌 민간공사 현장이지만 지자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자체의 무리한 지역 하도급 압박에 건설사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과거 일부 광역시ㆍ도 중심으로 벌어지던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율 상향 압박이 최근 전국 지자체로 확대되는 추세다.

건설사들은 협력업체를 공개모집해 가격 경쟁력과 시공 능력을 모두 갖춘 우량 하도급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공정 관리에 도움된다.

그러나 지역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도급사를 선정할 경우에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공 능력이 아닌 ‘지역 프리미엄’으로 일감이 주어지다 보니, 시공 품질이 뒷전으로 밀린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건설사들이 인허가권자인 지자체와 분쟁을 벌일 수도 없다. 혹시라도 해당 지자체가 인허가 승인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공사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한 시장경쟁 체제를 확립해야 할 지자체가 본분을 망각한 채 노골적으로 지역업체만 밀어주는 것은 되려 실력 있는 우량 협력업체의 일감을 빼앗아가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율만 높인다고 지자체가 강조하는 만큼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 프리미엄을 통해 하도급을 받더라도, 인력과 자재 등을 외지에서 들여오는 업체들도 많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인허가권자 입장에서는 ‘지역업체 밀어주기’가 선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건설산업 전체에서 보면 경쟁력 있는 상대의 발목을 잡아 기회를 잡는 ‘지역 이기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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