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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문제 해결에 전국가적인 의지와 역량 모아야

   

 주택문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개발과 산업화에 따라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그간에도 주택문제는 늘 중요한 이슈가 되어 왔지만 요즘처럼 국가적인 핵심문제가 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에 코로나19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급등함으로써 국민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좌절감이 한층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혼까지 끌어 모은다는 “영끌”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들의 부담감과 좌절감이 참으로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주택가격의 상승과 주거비부담 증가가 이처럼 예민한 문제인 이유는 주택이 생존의 문제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택문제는 여러 요인들이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 중의 하나이다. 전 세계의 많은 대도시들이 주택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 및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전국가적인 의지와 역량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먼저 정부는 그간의 규제위주의 정책이 초래한 문제점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 경직된 이념의 틀을 벗어나 경제원리에 기반하고, 인간의 욕구와 본성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격을 안정시키는 첩경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며,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의 높아진 욕구에 부응하고 충족하려면 그에 걸 맞는 향상된 수준의 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주택의 절대수의 부족보다 살고 싶은 양질의 주택부족이 문제의 본질임을 직시하고 각종 규제와 제한을 과감히 풀어서 좋은 입지에 양질의 주택이 보다 많이 공급되도록 하는데 전력을 경주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필자는 이를 도시발전과 도시경쟁력 향상의 중요한 전기로 삼기를 촉구한다. 4차 산업혁명의 진전 등으로 초래될 생활양식의 변화를 수용하고 늙어가는 도시를 새롭게 변모시켜서 도시의 기능과 모습을 향상,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택트 시대, 재택근무가 일상화될 시대의 생활양식에 부응하는 주택공급과 부동산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기존의 용도지역, 지구제도를 과감하게 재검토해서 현실에 맞도록 개선하고 변모시켜야 한다.

 

 역세권 등 도심지역의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서 주택공급을 확대함과 아울러 각종 토지이용규제와 개발규제를 과감히 탈피해서 민간부분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간에 많은 역량을 축적해온 건설기업과 디벨로퍼들은 규제를 풀어서 뛸 수 있는 여지만 제공해 주어도 도시를 바꾸고, 국민의 주거수준을 높이며, 도시경쟁력 제고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적 중심도시로 만들어줄 것이다.

 

 LH와 SH 같은 주택관련 공기업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주택이 공급되도록 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새롭게 개발되는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의 용적률을 과감히 높여서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쾌적한 도시, 친환경 개발을 추구하느라 주택용지의 비율이 줄어든 만큼 용적률 제고를 통해 주택수 감소를 만회해야 한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생활하기 좋은 특화단지를 개발해서 이주를 촉진함으로써 도심지의 주택이 젊은 세대들에게 돌아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민간업계의 주택과는 지향점이 다른 실용적이고 저렴한 주택공급을 통해서 주택가격 안정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

 

 민간부분에서도 다방면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설원가를 낮추고 신속한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역량이 결집되어야 한다. 공업화건축, 모듈러건축 기술과 공법 등을 활용해서 원가를 낮추고 신속한 주택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고급화 경쟁을 통해 주택가격을 부풀리고 가격상승을 유도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주거와 상업 및 업무기능이 잘 조화된 복합개발을 통해 새롭게 변모되는 시대의 필요에 부응하는 주택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삶의 질이 높은 도시로 9년 연속 1위에 선정된 오스트리아의 빈은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풍광과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이자 음악의 도시, 문화의 도시로 유명한 곳이지만,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주거비용이 싼 곳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한번 빈에서 살기 시작하면 다른 도시로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한다. 그만큼 도시에서 양질의 주거가, 저렴한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이처럼 도시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주택가격과 주거비 급등문제를 해결하는데 전국가적인 역량과 지혜가 모아져서 젊은 세대들의 한숨과 좌절감을 덜어주고, 저출산과 인구절벽의 문제를 완화하며, 나아가 우리의 도시들을 한층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

 

이형주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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