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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의 공공미술 산책] <43>최태훈作 ‘스킨 오브 타임(Skin of Time)’

우리가 걸어야할 길…책 속에 담다
   
KFAS 타워(2012)

 

 

   
   이수완 대표

  2호선 역삼역 8번 출구에서 선릉역 방향을 향해 가다 보면 KFAS 타워(Korea Foundation for Advanced Studies)가 있다. 그리고 그 앞에 높이 4m에 이르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책 10권이 쌓인 작품이 있다. 바로 최태훈 작가의 ‘스킨 오브 타임’(2012)이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한 SK그룹이 그 의미에 조응하기 위해 세운 공공조형물이다. 거리 벤치, 즉 스트리트 퍼니처 역할도 한다.

 ‘스킨 오브 타임’은 계단식 상승 구조로 되어 있다. 다소 기우뚱하지만 축의 중심으로 인해 쓰러질 염려는 없다. 오히려 리듬감을 심어준다. 6권의 책에는 제목이 있다. ‘HUMANITAS(박애)’, ‘배움과 나눔’, ‘VERITAS(진리)’, ‘LIBERTAS(자유)’, ‘VIRTUS(탁월함)’, ‘백년대계(百年大計)’이다. 석학과 영재 양성을 기리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향점을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단어의 순서는 배움과 교육적 목표를 기준으로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스킨 오브 타임’은 기존 작가의 작업 방식과 결이 같다. 그는 공기 압력을 통해 철의 표면을 긁어내어 구멍을 뚫고 다시 용접한 조각에 빛을 결합하는 프라즈마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철이라는 매체를 수차례 가공하여 얇은 두께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시간성이 투영되고, 시간이 배가된 물질은 마치 사물의 표피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특히 작품 내부에 LED 조명을 설치하여 작품 표면과 틈새 사이로 빛을 발산하며 드러내는 가시성은 최태훈 작업에서 종종 엿보이는 기법이다. 이 작품에서 또한 작품의 표면과 표면 사이 미세한 틈으로 분출되는 빛이 작품의 전반적인 아우라를 결정짓는다.

 ‘스킨 오브 타임’도 맥락이 같다. 다만 역사의 기록과 시간을 녹여내는 데 공을 들였다. 교육재단을 상징하는 내용만큼 메시지에 방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학문의 진보가 곧 자유와 진리이자, 박애의 정도임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 작가는 예술을 덧칠해 백년대계의 꿈을 새겨 넣었다. 때문에 ‘스킨 오브 타임’은 ‘책’의 형상을 통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해 묻고 있다. (도아트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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