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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바닥을 찍으면 올라간다

 

   

“아빠, 우리 추석에는 아무데도 안가는거야?” 초등생 아들 녀석들이 실망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추석이나 설 명절 연휴에는 시골이나 친척집을 방문해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 떄문에 갈 수 없게 됐다니 하는 말이다.

녀석들의 통밥(?)은 뻔했다.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는 기본이요, 이런 저런 친척들을 만나서 신나게 놀고 용돈도 좀 벌어들일 생각이었는데, 이번엔 여의치 않을거 같아서다.

녀석들의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나, 어른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비할 바가 아니다.

몇몇 조사들을 종합해보면, 올해 기업들의 추석 상여금 지급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절반 혹은 그 이상의 기업들이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한다. 지급하더라도 그 액수는 평년 대비 20∼30% 이상은 줄였다고 한다.

업종이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3월부터 지속된 코로나19가 사태로 거의 모든 기업의 실적이 곤두박질 쳤으니, 당연한 결과다.

추석 물가는 또 어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역대급 태풍이 3차례나 한반도를 휩쓸고 가면서, 과일이며 채소며 값이 안오른 품목이 없다. 집집마다 장보기가 두렵고 장바구니가 ‘돈바구니’가 됐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마나 회사 상여금을 바랄 수 있는 직장인은 나은 편이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정부가 4차 추경을 통해 긴급 지원에 나섰지만, 대목에도 문을 닫거나 일감조차 없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는 퇴사(해고) 영상을 올리는 게 유행됐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명절이면 줄을 잇던 ‘훈훈한’ 소식도 희귀해졌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들다보니, 사회복지관이나 기부단체 등에 접수되는 후원금 규모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한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갖다 둔 ‘돼지저금통’까지 반납한다는 소식은 씁씁함을 넘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도 이번 만큼은 틀린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조금 더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고 무거운 짐도 십시일반 나누는 미덕이 필요하다.

다행히 건설업계에서는 대형사는 물론 중견사들도 자금난에 처한 협력사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공사대금 조기지급과 같은 자금지원도 크게 늘었고, 과자 자판기나 과일바구니 같은 작지만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건설사들도 많다. 상생을 위한 ‘희망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음을 느낀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얼어 붙은 경기가 언제쯤 풀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바닥을 찍으면 올라가게 돼 있는 법이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기회는 온다.

올해만큼 어려운 한가위가 또 있으랴.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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