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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민간 첫 모듈러 주택 ‘용인 동천지구’ 현장을 가다

고난이도 ‘인필’ㆍ비싼 ‘건식온돌’ 적용…균일한 품질 확보



지상 5층 주거용 오피스텔 2개동

총 69세대 원룸 유닛 100% 장착

공공 이어 민간 ‘모듈로1호’ 탄생 눈앞

 

 

   
동천 모듈러 오피스텔 B동 유닛 결합 장면



경기 용인시 동천지구에서 ‘민간 첫 모듈러(Modular) 주택’이라는 주목할만한 도전이 진행 중이다.

건축주는 모듈러 방식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인필(Infill)’ 방식을 택했고, 비용 등을 이유로 공공사업에서 채택하지 못했던 ‘건식 온돌’도 과감히 적용했다.

건축주의 결단과 건축설계사의 전문성이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공공에 이어 민간에서도 모듈러 주택 1호 탄생이 임박했다.

지난 4일 지하철 신분당선 동천역에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건축 현장(용인 수지구 동천동 947-1)을 찾았다. 지상 5층(A동), 지상 4층(B동)짜리 주거용 오피스텔 2개동은 풀 옵션의 원룸 모듈 유닛이 이미 100% 장착된 상태였다. A동은 36개, B동은 33개 유닛으로 구성된 총 69세대 규모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일정비율만큼 완성한 유닛(모듈)을 현장으로 가져와 조립ㆍ시공한다. 국내에선 유닛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라멘(Ramen) 방식과 기본 구조체에 유닛을 서랍처럼 끼워넣는 인필 방식을 주로 쓴다. 모듈 하나하나를 구조체에 정교하게 결합해야 하는 인필 방식은 안정성이 뛰어나 고층건물에 적합하지만 라멘 방식보다 난이도가 높다.

건축주이자 시행사인 워라벨 관계자는 “이대, 건대, 홍대 등 일반 건축방식으로 지은 소형 오피스텔은 결로ㆍ곰팡이 탓에 유지관리비가 많이 든다”며 “공장제작으로 균일한 품질 확보가 가능하고, 공사기간과 공사비도 함께 줄여주는 모듈러 건축방식에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설계를 맡은 바운더리스 건축사사무소의 김윤수 소장도 “모듈러 건축은 골조를 올리면서 공장에서 모듈 제작을 할 수 있어 공기 단축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품질 확보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바닥 온돌 공사가 한창인 B동 5층으로 올라갔다. 화장실은 물론이고 시스템 에어컨과 내부 수납장, 복층 계단, 다락방까지 풀 옵션 원룸이 완벽하게 구현돼 있었다. 이 오피스텔은 세대별 면적이 18㎡로, 5.8평이지만 다락이 있는 복층 구조여서 실평수는 8평이다. 배관과 전기, 통신 시설도 통합공간으로 한데 모아 유닛과의 결합을 쉽도록 설계했다.

 

   
완공을 앞둔 동천 모듈러 오피스텔 A동 모습



모듈 유닛 제작은 스타코㈜가 맡았다. 크루즈 객실(캐빈) 전문제작업체로 출발한 스타코는 국내 첫 캡슐호텔인 인천공항의 워커힐호텔 ‘다락 휴(休)’의 유닛을 공급하며 육상 모듈러 시장에도 진출했다. 석기동 스타코 차장은 “공장에서 완성한 유닛을 골조 구조체에 끼워넣고 전기와 배관만 연결하면 곧바로 쓸 수 있게 공장제작 비율을 높였다”며 “건축주가 직접 공장을 방문해 유닛 샘플을 확인하고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품질 하자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 현장은 국내 모듈러 최초로 건식 온돌을 적용한 건물이란 상징성도 있다. 건식 온돌은 온수용 파이프를 깔고 콘크리트와 완충재, 모르타르를 채워 2주간 양생한 뒤 마루나 장판으로 마무리하는 습식 바닥보다 시공기간이 짧고 건물 하중도 4분의 1 수준이다. 건식 온돌 업체로는 유일하게 국가 공인 층간소음 성능인증을 보유한 ㈜다담솔루션이 시공했다.

다담솔루션의 건식 온돌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장수명 주택’ 최우수 등급을 받은 세종 실증단지(세종 블루시티)에도 적용됐다. 유인채 다담솔루션 부사장은 “4인 1조 한 팀이 하루에 6개 세대를 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공 과정을 살펴봤다. 작업자 4명이 가로, 세로 80㎝ 크기의 패널(폴리프로필렌 패널)을 이어 붙이기 시작했다. 온수공급장치와 열전도판을 고정해주는 이 패널은 육각형 구조체로, 대형 트럭이 지나가도 끄덕없을 정도로 강하다. 작업자들은 곧바로 패널 위에 열전도판을 깔고 온수용 호수를 끼워 넣은 뒤 덮개 역할을 하는 마그네슘보드를 덧대고 마감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실험에서 마그네슘보드를 깐 건식 온돌은 습식 바닥보다 난방비가 53%가량 덜 나왔다. 관계자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는 사이 한 세대의 온돌 작업이 끝났다. 이금재 다담솔루션 대표는 “우리 건식 온돌은 중량충격음도 국토부 기준인 50㏈보다 낮다”며 “천연무기질 소재로 곰팡이나 세균 번식을 막고, 여름에도 바닥이 눅눅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간 첫 모듈러 건축물에는 판교 등지에서 출퇴근하는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할 전망이다. 오피스텔 1층에는 ‘미스터홈즈’ 스타일의 주민 공용공간으로 꾸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용인=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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